[전시] 상들리에 통해 본 박세진의 ‘덧없이 사라지는 것들의 아름다움’···10일까지 사이아트 스페이스
[아시아엔=이상기 기자] 박세진 작가 ‘The ephemeral lights’전이 서울 안국동 사이아트 스페이스에서 열리고 있다.
10일까지 계속되는 박세진 작가의 두번째 개인전인 이번 전시에는 화려한 상들리에를 전면에 내세운 작품들이 선보인다.
박세진 작가와 그의 작품들은 지난해 11월 아터테인미술관의 기획초대전 ‘The Glory Days’로 화단의 주목을 받은 바 있다.
섬세한 묘사보다 마치 표현주의 작품처럼 꿈틀거리는 터치로 그려낸 화면이 특징이다. 그의 작품 상들리에는 명확한 대상을 그린 것인데도 별빛이 강렬하게 반작이는 우주를 바라볼 때와 같은 감정을 일으킨다.
그의 작품들에는 덧없이 사라지는 것에 대한 작가의 연민이 느껴진다.
샹들리에는 작가가 10여 년 전 인도여행을 하면서 만난 빈민촌 여인들의 금색·은색의 싸구려 장신구와 어린 시절 보아 기억에 담아두었던 무당의 방울 등 장신구에서 받은 강렬한 인상이 그려져 있다.
박 작가가 그려낸 화려한 빛과 함께 보게 되는 저명도, 저채도 색감의 배경에는 빛이 꺼진 후에 드러나는 적막함과 묵직한 어두움이 동시에 나타난다. 밝음과 어두움의 극한 조화다.
이승훈 평론가는 “빛이 반짝인다는 것은 그 빛이 나타나고 사라지는 현상이 반복됨을 의미하는 것처럼 화려함과 적막함, 온화함과 우울함, 살아있음과 죽어있음이 그의 작업에서 교차되며 함께 담겨있는 것처럼 읽혀진다”고 해석했다.
그의 그림 속 꿈틀거리는 빛은 살아 존재하는 것들의 은유다. 박세진 작가는 “덧없이 사라진 것들이 내 마음을 끈다”고 말한다. 빛은 사라지고 없어지는 순간 더 강렬하게 잔상이나 울림으로 남아 그것의 빈 공간을 대체시킨다.
박세진 작가는 성신여대 서양화과와 동대학원 판화과를 졸업했다. 영국한국문화원 주최 5인전 등 다수의 단체전에 참여했다. 내년 중국 상해에서 초대전을 열 예정이다.
박 작가의 초등학교 동창인 김남주 <서울대총동창신문> 편집장은 “어린 시절 동네서 가장 그림 잘 그렸던 친구”라며 “생각의 폭이 넓고 통찰력 깊은, 매우 진지한 예술가”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