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배도운 자카르타한국국제학교 이사장 “인도네시아, 30년 뒤 세계 5위국 된다”
[아시아엔=김남주 <서울대총동창신문> 기자]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의류 봉제업체를 운영하며 자카르타한국국제학교 이사장을 맡고 있는 배도운씨는 “인도네시아는 문재인 정부의 ‘신남방정책’ 대상인 아세안 본부가 위치한 중심국가로 한국의 주요 경제·외교 파트너 국가”라며 “최근 CEPA(포괄적 경제동반자 협정) 타결로 한-인도네시아 간의 교역은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배 이사장은 1996년 대우 주재원으로 인도네시아에 부임해 1998년 봉제업체를 설립했다. 그의 회사(PT.DOOSAN CIPTA BUSANA JAYA)는 현재 3개 지역 공장에 1만여 종업원이 근무하며 연간 1억5000만 달러 규모의 의류를 OEM 방식으로 수출하고 있다. 배씨는 또 2017년부터 자카르타한국국제학교 이사장을 맡아 한인 2세들을 세계 속의 한국인으로 키우고 있다.
-인도네시아와의 첫 인연은?
“1996년 대우 주재원으로 인도네시아에 부임하여 지금까지 인도네시아 수도인 자카르타에서 살고 있다.”
-생활하는 데 불편한 점은 없나.
“처음 인도네시아 생활할 때는 더운 날씨와 문화적 차이 때문에 어려움을 겪었으나 시간이 지나면서 적응이 되다 보니 현재는 큰 어려움을 느끼지 않는다. 인도네시아가 빠르게 발전하고 있어 생활에 다른 불편함은 없으나 의료환경, 특히 응급 의료환경이 열악한 것이 가장 아쉬운 점이다.”
-자카르타에 23년 정도 살았는데, 인도네시아는 어떤 나라인가.
“인도네시아는 우리나라 현 정부의 ‘신남방정책’의 대상인 아세안 본부가 위치한 중심국가로 우리의 주요한 경제 및 외교 파트너 국가다. 최근 CEPA(포괄적 경제동반자 협정)의 타결로 향후 한-인도네시아 간의 교역은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인구 2억7000만명의 세계 최대 회교 국가이면서도 불교, 기독교, 힌두교 등 다른 종교에 대한 문호도 개방되어 종교와 문화의 다양성이 공존하는 나라다. 또 150여 종족이 1만7000여 개의 섬에 살면서도 하나의 통일된 국가를 이루고 화합하며 사는 모습은 우리도 배워야 할 부분이다. 세계 4위의 인구 대국 그리고 광활한 영토 내의 풍부한 자원 등으로 30년 후인 2050년에는 세계 5위권의 국가로 성장하는 것을 목표로 발전하고 있다.”
-말씀하신 대로 세계 최대 회교국가인데 테러 등은 많지 않나?
“아시는 대로 발리 폭탄테러가 있었고 자카르타에서도 두 번의 테러가 있었다. 따라서 공공기관과 호텔·아파트 등에는 삼엄한 검문을 하고 있다. 하지만 현지 경찰의 정보 수집 능력과 치안능력이 뛰어나 일상에서는 테러의 위협 등은 별로 느끼지 못하고 있다.”
-추천하는 관광지라면.
“2박 3일 코스로 족자카르타의 보르부드르 사원과 유적지 방문, 수라바야의 부르모 화산 일출과 온천 등을 추천한다, 자카르타에는 사파리, 식물원, 차밭, 따만 미니, 모나스광장 등 이틀 정도의 관광코스와 1시간 거리 내의 30여 멋진 골프 코스가 있다. 뿔라우 스리부는 자카르타 인근 1천개의 섬으로 1박 2일 코스의 해양스포츠를 즐기기에 좋다. 자카르타에서 비행기로 3시간 30분 거리의 마나도는 세계 10대 스킨스쿠버 명소다.”
-인도네시아에서 사업을 하게 된 배경이 궁금하다.
“96년 대우의 인도네시아 여성의류 생산 법인장으로 부임한 이후 97년 IMF 사태, 이어 98년 대우사태가 발생했다. 이후 포스코에서 대우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의류사업 부문을 매각하기로 해 개인적인 진로 선택을 고민한 끝에 직장생활을 접고 사업을 하기로 했다. 국내에서의 영업 업무 경험과 인도네시아에서 생산공장을 경영해 본 경험 덕분에 사업을 시작하는 것에 두려움은 크지 않았다. 인도네시아의 풍부한 노동력과 현지 공장 경영 경험으로 자연스럽게 인도네시아에서 사업을 시작하게 된 것이다.”
-PT.DOOSAN 소개를 해달라. 한국의 두산그룹과 연관이 있나?
“한국의 두산그룹과는 전혀 관계가 없다. 우리 회사는 글로벌 SPA 업체의 주문을 받아 여성용 의류인 블라우스, 드레스, 스커트 등을 제조·수출한다. 서부 자바 주 3개 지역의 공장에 약 1만여 종업원이 근무하고 있으며 연간 약 2200만장의 의류, 1억5000만 달러 어치를 OEM 방식으로 수출하고 있다.”
-업체를 운영하면서 고비도 있었겠다.
“사업을 시작한 이후 크게 두번의 위기가 있었다. 2008년 미국 금융 기 이후 미국시장의 급격한 위축으로 2009년 매출이 대폭 감소하는 위기를 맞았다. 그러나 2년여 노력 끝에 에이치앤엠, 망고, 자라 등 글로벌 브랜드의 오더를 수주해 매출을 회복했다. 2012년 이후 최저임금이 폭등해 주력 생산공장을 저임금 지역으로 이전 추진하던 중 공장 인허가 문제로 2016년 저임금 지역에 완공한 공장을 2년 동안 가동 못해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포기하지 않고 문제를 해결해 2019년 5월 정상조업을 개시했다. 흔히 사업을 하는 사람들은 운칠기삼이란 표현을 많이 쓰는데, 나 같은 경우는 어려울 때마다 아내의 내조와 기도가 위기 극복에 운칠보다 더한 큰 힘이 된 것 같다.”
-한국 학교 졸업생이 입사할 수 있는 기회가 있을까.
“당연하다. 참고로, 내가 인니 연수원장직을 맡고 있는 대우 GYBM이라는 프로그램이 있다. 한국내 대졸 청년들을 선발해 인도네시아, 베트남, 태국, 미얀마 등 4개국에서 1년간 교육해 현지기업에 취업하는 프로그램이다. 비용은 무료다. 현재 인도네시아는 5기생이 연수 중이며 지금까지 약 120명이 연수 후 인도네시아에 근무 중이다.”
-자카르타한국국제학교 이사장으로도 봉사하고 있다고 들었다. 어떤 학교인가?
“JIKS(Jakarta International Korean School)는 작년 초 40회 졸업생을 배출한 전통과 인도네시아 내 최고 수준의 시설과 콘텐츠를 갖춘 국제학교다. 1학년에서 12학년까지 700여 학생이 재학 중이다. 80여명의 교사진이 한국 교과과정은 물론 국제학교란 이름에 걸맞은 영어교육과 다양한 방과 후 예체능 교실 그리고 영재교육 과정을 운영하며 우리 2세들을 세계 속의 한국인으로 키워내고 있다.”
-자카르타한국국제학교에 한국에 있는 학생들이 방학 등을 이용해 단기수업을 받을 수 있나?
“학교 시설이 뛰어나고 원어민 교사가 20여명이어서 방학 중 영어캠프 같은 것을 운영해보자는 아이디어는 있다. 다만, 숙박시설이 준비돼 있지 않아 현재 추진중인 기숙사가 건립된 이후 진행할 계획이다.”
-국제학교와 인연을 맺게 된 계기는 무언가?
“서울대 후배(김경국, 수의학과 86학번) 소개로 JIKS 학생을 후원하는 독지장학회와 관계를 맺고 있던 중 전임 이사장님의 권유로 이사회 멤버가 됐다. 2017년 4년 임기의 이사장에 취임했다.”
-대학(서울대 언어학과)을 졸업해 이곳에 정착하기 전까지는 어떤 일을 하셨나?
“공군 학사장교로 군 복무를 했다. 군 복무 중 지금의 아내와 7년의 열애 끝에 결혼했다. 전역 후에는 대우에 입사해 여성의류 수출영업 업무를 담당했고, 90년 이후 해외생산 수출영업 업무를 하다가 96년 인도네시아 법인장으로 부임하게 됐다.”
-2020년 새해계획은?
“새해는 벌써 우리 부부가 환갑을 맞이하는 해다. 어떤 거창한 계획보다는 다시 감사하는 한해가 되기를 소망한다. 가정과 내가 책임 지고 있는 회사, 자카르타한국국제학교, 대우 GYBM 인도네시아 연수원의 모든 계획이 다 이루어져서 다시 감사하는 한해가 되기를 바랄 뿐이다.” (이 기사는 서울대총동창회가 제공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