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미사일 능력보다 더 무서운 게 있다!
[아시아엔=김국헌 전 국방부 정책기획관] 세계 2차대전 중 독일군 암호를 해독한 수학자 튤링은 독일의 항복, 즉 2차대전 종식을 수년 앞당겼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런데 그는 동성애자였다.
당시는 사회적 인식이 동성애를 허용하지 않았다. 그는 독이 든 사과를 먹고 자살한다. 애플의 로고가 베어 먹은 사과인 것이 이것이라고 한다. 최근 엘리자베스 여왕이 튤링에 사과했다. 튤링은 정보공학의 선구자다.
빌 게이츠는 이를 잇는다. 서력西曆이 B.C와 A.D로 나누어지듯이 오늘의 세계는 1975년 마이크로소프트를 세운 빌 게이츠 이전과 이후로 나눌 수도 있다. 정보공학은 새로운 세계를 우리에 보여주고 있다. 가히 죽느냐 사느냐가 여기에 달려 있다.
일본은 1941년 12월 7일 진주만 공격에서 미국 태평양 함대를 기습 공격했다. 태평양 함대는 고스란히 수장되었다. 이후 일본 해군이 태평양의 제해권을 쥐었다. 1942년 7월 5일 미드웨이 해전을 기점으로 미국은 태평양의 제해권을 되찾는다. 미국이 일본군 암호 해독에 성공한 것이 결정적이었다.
1944년 4월 18일 연합함대사령장관 야마모토 이소로쿠(山本五十六)가 부겐빌에 온다는 것을 알아내어 격추했다. 일본군은 그때까지 미국이 암호 해독에 성공한 것을 모르고 있었다.
그의 상실은 일본의 패색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사건이었다. 미국은 암호해독에 성공한 것을 감추기 위해 야마모토의 국장이 발표될 때까지 이 성공을 감추고 있었다. 이를 위한 조치가 여러 단계로 이루어졌는데. 이는 오늘날에도 정보전과 대정보전에서 교본으로 사용될만하다.
북한이 해킹 전사를 대규모로 양성하고 있다. 김일성이 한국 사회 내부 핵심에 파고드는 전사를 육성한 것이 공이라고 하면, 김정일은 사이버전의 전사를 기른 것이다. 북한은 1990년대 중반부터 영재들을 선발, 미림대학에 보내 사이버전의 전사를 양성해왔다. 북한의 사이버전 공격능력이 드러난 것은 2014년 11월 24일 소니 픽처스에 대한 공격이다.
북한은 김정은 암살을 극화한 영화사용을 중지하기 위해 사이버 공격으로 소니 픽처스 전산망의 70%를 파괴했다. 현재 미국은 북한의 사이버전 능력을 미사일 공격능력보다 위험하다고 평가한다. 북한은 서방의 자금제재를 피하기 위한 공작을 전개하면서 스위스 은행에 가짜 영수증을 보내 돈을 빼내려는 공격도 진행한다. 북한의 사이버전 기습공격능력은 우리 안보의 새로운 과제가 되고 있다.
최근 안철수가 정치보다는 여기에 집중해야 된다는 소리도 나오고 있다.
북한이 500km 단거리 미사일을 발사했다. 이렇게 되면 오키나와의 미군기지가 사정거리에 든다. 우리의 1980년대 미사일 개발이 미국의 180km, 300kg의 제한에 묶여 있을 때 북한은 파키스탄의 기술이전에 더하여 유도탄 개발에 모든 자원과 역량을 집중할 수 있었다.
그동안 장거리 미사일 능력을 과시하며 트럼프를 끌어들더니 이제 우리와 일본에 직접 위협을 가하고 있다. 최근 중국과 러시아 공군기의 독도 영공 침범에 더하여 미사일 발사로 한반도 긴장을 더욱 고조시키고 있다.
21세기에는 안보위협이 지상, 해양, 공중에 우주공간이 더해졌으며 이제 사이버 공간으로도 확대되고 있다. 국민은 세금 착실히 내고 군대나 가면 되지만, 국가 지도자는 모든 역량을 다해 외교와 안보에 집중해서 김정은에 압도되어서는 안 된다.
우리에게 항상 요주의 대상인 일본에도 뒤처지지 않도록 지혜와 역량을 모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