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의기자상 후기] 이민석 조선일보 기자, 고위공직자 재산 추적

고위공직자 재산 신고액은 고무줄인가?

[아시아엔=이민석 조선일보 기자]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는 청와대와 정부 고위공직자들의 재산 현황을 담은 ‘2019년도 정기 재산 변동 사항’을 보도자료 배포 이틀 뒤 0시로 엠바고를 걸고 배포했다. 김의겸 전 대변인의 ‘건물 구매’가 기자들의 이목을 끌었던 것은 <조선일보> 보도 전날 정오쯤이었다.

청와대 수석·비서관들 재산을 찾아보던 청와대 기자들 사이에선 ‘김 전 대변인이 수십억짜리 건물을 샀다’는 말이 돌기 시작했다. 그러나 관보에는 건물 주소가 구체적으로 나오지 않았다.

조선일보 이민석 기자

오후 정례브리핑을 위해 김 전 대변인이 청와대를 찾았다. 청와대 기자들은 브리핑이 끝난 뒤 ‘건물이 정확히 어디에 있느냐’ ‘어떤 용도로 사게 됐느냐’고 질문했지만 답이 없었다. 본지를 비롯한 언론사들 모두 취재에 들어갔다. 본지도 청와대, 정부 인사들을 접촉하기 시작했다. 다들 “모른다” “처음 들어본다”고 했다.

저녁까지 수십 명의 관계자를 접촉한 끝에 단서를 얻을 수 있었다. 부동산 실거래가 검색, 부동산 전문가 취재 등의 과정을 거쳐 김 전 대변인 부동산 주소를 찾을 수 있었다.

조선일보는 그날 저녁 직접 김 전 대변인의 건물을 찾았다. 주변 부동산과 인근 주민 등을 취재했고 이를 기사화했다. 조선일보 보도 당일 김 전 대변인은 해명 브리핑을 했다. 그럼에도 김 전 대변인에 대한 논란은 커졌고, 김 전 대변인은 결국 다음 날 사퇴했다. 이후에도 본지는 김 전 대변인이 건물 앞 8평 땅은 재산 신고에서 누락했다는 의혹, 10억 대출을 받는 과정에서 가게 4개를 10개로 부풀려 서류를 작성했다는 의혹 등에 대한 보도를 이어나갔다.

고위공직자에 대한 검증과 견제가 언론의 사명이라는 점을 일깨워주고 취재를 격려해준 동료, 선후배들께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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