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인비와 이케다’의 1973년 대화 반세기만에 ‘인권교육의 힘’ 전시로 열매
[아시아엔=이정철 기자] “인간생명은 오로지 하나뿐이라는 의미에서 존엄합니다. 지금 박사님께서 말씀했듯이 그 생명을 진정으로 그리고 실제로 존엄하게 하려면 인간 한사람 한사람이 노력해야 합니다. 자신의 존엄은 자신이 책임져야 합니다.”(<21세기를 여는 대화> 아놀드 토인비, 이케다 다이사쿠 공저 가운데 이케다 명예회장 발언. 367쪽)
15일 개막해 21일까지 충북대학교에서 계속되는 ‘변혁의 첫걸음-인권교육의 힘’ 전시는 46년 전인 1973년 영국의 석학 아놀드 토인비와 이케다 다이사쿠 창가학회 명예회장의 ‘21세기를 여는 대화’에서 이미 싹을 품고 있었다.
당시 이케다 명예회장은 토인비 박사와의 대담에서 이렇게 말했다. “생명이 존엄하다는 것은 어떠한 등가물도 가지고 있지 않다는 뜻입니다. 무엇가도 대체할 수 없다는 뜻입니다. 오늘날 사람들은 각양각색의 가치 기준을 갖게 되어 가치의 다양화를 주장합니다.”
이에 토인비는 “인간은 자기의 존엄을 팔면 영원히 존엄을 잃어버리고 맙니다. 다른 사람의 존엄을 존중하지 않으면 자신의 존엄까지 잃게 됩니다”라며 “남에게 수치스러운 행위를 하게 하는 것은 박해를 해서 했든, 뇌물을 주어서 했든, 그 자체가 불명예스러운 일입니다”라고 답했다.
두 석학의 세기의 대담에서 시작한 생명의 존엄 사상은 반세기 지나 인권존중을 위한 교육, 즉 인권교육으로 승화한 것이다.
세계 192개국 창가학회 회원으로 구성된 SGI와 시민사회단체·국제기구가 공동주최하고 한국SGI가 주관하는 이번 전시의 주제는 ‘인권교육’이다.
‘변혁의 첫걸음-인권교육의 힘’ 전시는 UN이 2011년 인권교육의 국제 기준을 처음 마련한 ‘인권교육과 연수에 관한 UN선언’을 기반으로, 구체적이고 실천적인 인권교육 운동 방안을 제시하기 위해 기획됐다. 국내 전시 이전에는 2017년 스위스 제네바를 시작으로 캐나다, 호주, 일본 등에서 개최됐다.
전시 주최기관인 SGI는 1975년 1월 26일 제2차 세계대전의 격전지였던 괌에서 세계 51개국 창가학회 회원 각국 대표가 모여 발족한 후, 세계 192개국 회원으로 확대, 평화·문화·교육운동과 더불어 소외된 이웃을 위한 다양한 공헌활동을 펼치고 있다. 특히 핵무기 폐기와 세계적인 군축에 강력한 제언을 하는 등 평화운동을 실천하고 있다.
공동주최 기관으로 국제인권교육의 이행과 감시를 지원하고 강화하기 위한 세계시민사회연합 ‘인권교육 2020(HRE2020)’, 인권교육에 관한 세계 정책입안을 위해 비정구기구의 참여를 이끄는 ‘인권교육학습 NGO 실무그룹’, 인권교육을 지원하기 위한 비공식 정부간 조직으로 브라질, 코스타리카, 이탈리아 등으로 구성된 ‘인권교육과 연수에 관한 9개국 플랫폼’이 함께 했다.
전시는 충북대 개신문화관 2층에서 오전 10시~오후 5시. 입장료는 없다. 19, 20일은 오후 9시까지 연장 전시.
다시 이케다 명예회장의 인권, 인간존중에 대한 경구를 들어보자. “인간 공화(共和)는 인간과 인간이 국가와 문화 차이를 뛰어 넘어 인종이나 언어에 구별 없이 평화롭게, 즐겁게 살아가는 사회다. 그 사회를 목표로 나아가면 분단에서 결합으로, 불신에서 신뢰로, 인간사회를 소생시키는 길이 있다.”(이케다 다이사쿠 어록 <인생좌표> 236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