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푸틴 상트페테르부르크대 동창돼···과거 최고훈장 주고 받으며 우의 과시
[아시아엔=이정철 기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서로 상대의 모교에서 명예박사 학위를 받았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중·러에 압박 강도를 높이자 시 주석과 푸틴 대통령은 보란듯 ‘밀월 관계’를 과시했다.
중국 관영 <펑파이신문>(澎湃)은 시 주석이 6월 6일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대에서 푸틴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이 대학 명예박사 학위를 받았다고 보도했다. 상트페테르부르크대는 푸틴 대통령 모교다. 푸틴 대통령은 시 주석의 대학 도착부터 떠날 때까지 함께했다. 명예박사 학위 수여식에는 중국인 유학생들도 참석했다.
앞서 푸틴 대통령은 지난 4월 중국의 일대일로(一帶一路) 국제협력 정상포럼 참석차 베이징 방문 때 칭화대에서 명예박사 학위를 받았다. 칭화대는 시 주석 모교다. 서로 모교의 명예박사 학위를 주며 최상의 예우를 한 것이다.
이들은 과거 자국의 최고훈장을 주고받기도 했다. 푸틴 대통령은 2017년 시 주석에게 러시아 최고 훈장인 ‘성안드레이 훈장’을 수여했다. 시 주석은 2018년 푸틴 대통령에게 ‘우의훈장’을 수여했다. 우의훈장은 중국이 외국인에게 주는 최고의 훈장이다.
시 주석은 이날 학위 수여식에서 푸틴 대통령이 칭화대에서 같은 학위를 받은 점을 언급하며 “칭화대와 상트페테르부르크대는 나와 푸틴의 모교로, 두 대학이 상대국 정상에 학위를 수여한 것은 양국 교육·인문 분야의 밀접한 교류와 한 단계 올라선 양국 관계를 보여준다”고 말했다. 시 주석은 또 “양국 관계는 새로운 시대에 접어들었다”고 강조했다. 양국이 함께 대미(對美) 공동전선을 펼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에 푸틴 대통령은 “내 모교에서 학위를 수여해 기쁘다. 시 주석은 중·러 관계 발전 강화에 큰 공헌을 했고 그의 일대일로 구상은 국제적으로 광범위한 참여와 지지를 받았다”고 화답했다.
동창이 된 두 정상은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유람선을 타고 네바강을 둘러보고 상트페테르부르크 겨울궁전으로 이동해 회담을 했다. 시 주석은 회담에서 “중·러 양국 모두 국가 발전과 민족 부흥에서 중요한 단계에 있다. 전략적 협력 강화는 양국 이익과 세계평화 및 안보를 지키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국제정세가 복잡할수록 양국이 정치적 신뢰를 깊게 해야 한다”고 화답했다.
시 주석은 이번 러시아 방문에 앞서 러시아 언론 인터뷰에서 “푸틴 대통령은 나와 마음을 나눈 가장 좋은 친구”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