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인권상 빛낸 ‘아침이슬’ ‘타는 목마름’ ‘미안해요’···소나무합창단·강허달림·밴드아프리카

광주인권상 시상식에서 수상자와 축하인사들

본상 필리핀 인권운동가 까리뇨, 특별상 인니 민간학살 유가족 합창단   

[아시아엔=광주 이상기 기자] 필리핀의 인권운동가 조안나 까리뇨(Joannna K. Carino·68)씨가 2019 광주인권상을 수상했다.

광주인권상 심사위원회(위원장 임선숙 변호사)는 18일 광주 서구 쌍촌동 5·18기념문화센터 민주홀에서 2019 광주인권상 시상식을 열고 독재정권에 항거하며 필리핀 원주민 인권운동에 앞장선 조안나 까리뇨씨에게 광주인권상을 수여했다.

까리뇨씨는 필리핀 마르코스 독재정부 시절 대학교수직을 버리고 민중운동에 뛰어들었다.

1984년 ‘자결권과 조상의 땅 수호를 위한 코딜레라 민중연합’(CPA)을 공동 설립하고, 2010년 ‘자결권과 해방을 위한 국제 원주민 운동’ 창립을 이끌었다. 2016년에는 ‘자결권을 위한 원주민 및 모로족 국민연대’(SANDUGO)를 출범시켜 공동의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마르코스 전 대통령 계엄 시절 인권침해 피해자들 모임(SELDA) 루손지부 의장도 맡고 있다.

필리핀 정부는 지난해 2월 까리뇨와 CPA 지도부 등 675명을 테러조직으로 지정해달라는 소송을 법원에 제기했다.

심사위는 또 2년마다 수여하는 특별상 수상자로 인도네시아 디알리타 합창단(Dialiata Choir)을 선정했다.

디알리타는 1965년부터 이듬해까지 인도네시아 반공대학살에서 살아남은 피해자 여성과 희생자 유족으로 구성된 합창단이다. 음악으로 스스로 상처를 치유하고, 다른 피해자를 지원하며, 비극적인 역사를 공론의 장으로 끌어내 화해와 치유로 나아가는데 헌신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광주인권상 수상자에게는 상패와 시상금 5만 달러, 특별상 수상자에게 상패와 시상금 1만 달러가 수여됐다.

인권상 시상식에는 이철우 5.18기념재단 이사장, 이용섭 광주광역시장, 안자이 아쿠로 리츠메이칸대 명예교수, 심사위원장 임선숙 변호사(광주지방변호사 회장), 심사위원 정연순 변호사(전 민변 회장, 인권재단 사람) 조영선 국가인권위원회 사무총장, 박래군 인권재단 사람 소장 등이 참석했다.

5.18 피해자가족이 모여 만든 광주소나무 합창단은 행사 직전 ‘타는 목마름으로’, ‘임을 위한 행진곡’을, 가수 강허달림씨는 ‘미안해요’ 등을 불렀다. 또 시상식 마감 후엔 대구·경북지역을 주활동무대로 하는 ‘밴드 아프리카’가 ‘일어나’ ‘아침이슬’ 등의 곡을 열창했다.

한편 광주인권상은 5.18유족회에서 5.18의 전국화를 목적으로 1991년 5.18 진상규명을 위해 노력한 단체나 개인 중 5.18과 관련 없는 사람이나 단체를 대상으로 5.18추모식에서 시상하면서 시작됐다.

1998년 수상자 범위를 국제적으로 확대하고 위상을 높이기 위해 ‘5.18시민상’과 ‘윤상원상’을 통합, 5.18 재단으로 이관했다.

5.18기념재단은 2000년 상의 명칭을 ‘광주인권상’으로 정하고 첫 시상을 했다. ‘광주인권상’은 인권과 통일, 인류의 평화를 위해 지대한 공헌을 한 국내외 현존 인사와 단체를 발굴하여 시상하고 있다.

2011년 제정된 광주인권상 특별상은 문화, 예술, 언론, 학술 분야에서 민주주의와 인권증진에 기여한 현존 인사와 단체를 2년마다 선정해 시상을 하고 있다.

5.18기념재단은 “2019 광주인권상과 특별상 결정이 아시아를 비롯해 세계 각국의 협력과 연대를 공고히 하고 민주주의 발전과 인권신장, 평화를 향해 나아가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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