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남 살인 베트남 여성, 2년전 모습 지금 어떻게 달라졌나?

[아시아엔=김덕권 원불교문인협회 명예회장] 세상에서 제일 두려운 일은 아마 죄를 짓고도 벌을 받지 않는 것이 아닐까 시팓. 5월 5일 언론에서는 ‘웃으며 귀국한 김정남 살해 베트남 여성’이 보도되었다. 이에 대해 사람들의 비판이 쏟아졌다. “사람 목숨을 앗아갔는데 웃으며 들어와 보기 흉했다”는 것이다.

말레이시아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을 살해한 혐의로 구속기소 됐다가 상해죄로 실형 선고를 받고, 지난 3일 출소한 베트남 여성 도안 티 흐엉(31)이 활짝 웃으며 고국으로 돌아가는 모습이다. 이에 한국은 물론 현지 누리꾼도 상당한 충격을 받은 것 같다.

아무리 북한 공작원의 말에 속았다고 하더라도 암살에 가담한 게 분명한데, 사과나 자숙하는 모습은 보이지 않고 마치 스타처럼 행동하는 것은 적절하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그럼 그 여인은 과연 죄를 벗어난 것일까? 설사 말레시아 정부가 외교상의 이해관계로 감옥에서 풀어줘 고국으로 돌아왔다 하더라도 중인환시(衆人環視)리에 사람을 죽여 놓고 무슨 개선장군이나 된 듯이 귀국한다는 것은 용납할 수 없는 일이다.

세간의 재판에도 삼심(三審)이 있듯이 법계의 재판에도 삼심이 있다. 초심은 양심의 판정이요, 이심은 대중의 판정이요, 삼심은 진리의 판정이다. 이 세 가지 판정을 통하여 지은대로 호리(毫釐)도 틀림없이 벌을 받게 되는 것이 진리다. 이것이 세간의 재판만으로는 다 하기 어려운 절대 공정한 인과재판이다.

효봉(曉峰 1888~1960) 스님의 얘기가 있다. 속가의 이름은 이찬형이다. 조선인으로 처음 판사가 된 이찬형은 함흥지방법원에서 근무하다가 조선인에게 사형을 선고한다. 그런데 나중에 이 재판이 오류임을 알게 된 이찬형은 그 자리에서 바로 법복을 벗고 엿장수가 되어 3년간 전국을 유랑한다.

그러다가 1925년 38세에 삭발하고 스님이 된다. 그 후 해인총림의 방장(方丈)을 거쳐 1962년 조계종의 초대 종정(宗正)으로 추대된다.

인과란 원인과 결과를 합쳐 말하며 그 둘은 별개가 아니다. 또한 그 사이에 존재할 조건들 역시 배제하지 않는다. 그 사이의 조건들을 우리는 연(緣)이라고 한다. 인(因)은 연을 사이에 두고 결과를 맺고, 모든 결과는 다시 원인과 연결된다.

불가(佛家)에서는 이 인과율(因果律)의 적용을 현재의 삶에만 적용하지 않고 내세(來世)로까지 확장시킨다. 그렇기 때문에 이생에서 나쁜 일을 하면 다음 생에 좋지 못한 존재로 태어난다고 설파(說破)하는 것이다.

불가에서는 색계(色界)와 무색계(無色界) 속에 ‘나’를 비롯한 모든 것이 포함되어 있다고 보았고, 바로 여기에 관련된 법칙이 연기(緣起)다. 또한 과보(果報)가 나타나는 시기를 셋으로 나누어 설명한다.

첫째, 순현보(順現報). 금생에 지어서 금생에 그 과보를 받는 것이다. 아주 나쁜 행위나 아주 선한 행위를 할 때 금생에 지어서 금생에 받게 된다.

둘째, 순생보(順生報). 순생보란 ‘생을 따라서 과보를 받는다’는 뜻으로 전생에 지은 것은 금생에 받고 금생에 지은 것은 내생에 받는다. 지금 바르게 살고 있는데도 일이 잘 안 되는 것은 전생에 잘못한 것을 지금 받는 것이고, 지금 선한 일을 한 것은 내생에 가서 받을 것이다.

셋째, 순후보(順後報). 전생에 지은 것을 금생에 안 받고, 금생에 지은 것을 내생에 받지 않는 경우다. 서로 인연이 닿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때가 되면 받을 것은 반드시 받게 되는 것이다.

사람이 주는 상벌(賞罰)은 유심(有心)으로 주는지라 아무리 밝다 하여도 틀림이 있다. 하지만 진리의 심판은 무심으로 주는지라 선악 간 지은대로 털끝만치도 다르지 않게 보응(報應)한다.

알콜 중독자가 내일부터는 술을 끊는다고 하면서 수십 년 이상 술을 먹어 간경화나 간암에 걸려 세상을 떠난다. 그렇게 가랑비에 옷 젖듯이 조금씩 악업이 쌓여서 과보를 받게 된다. ​이유 없이 결과가 나오지는 않는다. 반대로 드러나지 않지만 작은 선행이라도 쌓이다보면 거대한 행복의 강을 이루게 마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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