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모] “문동환 목사님, 하늘도 울고 땅도 울고 해도 달도 별도 웁니다”
9일 별세한 문동환 목사를 기리는 마음이 퍼져가고 있습니다. 그와 국회의원을 함께 했던 이철용씨가 <아시아엔>에 추모글을 보내왔습니다. 이철용씨는 <어둠의 자식들> <꼬방동네 사람들> 등을 지은 대표적인 빈민운동가 출신입니다. <편집자>
하늘도 울고 땅도 울고 해도 달도 별도 웁니다
하나님이 부르심을 받은 비보에 세상도 마냥 흐느낍니다
민주화운동의 대부! 민중운동의 선지자! 민중교육의 예언자! 물샐 틈없는 민주주의로 무장한 가난한 이들의 진정한목자! 무슨 말로도 문목사님을 정의할 수 없는 이 시대의 등불 목자이십니다
서슬퍼런 독재시대의 영웅이셨던 문목사님은 산동네 판자촌 등 가난하고 소외된 이웃들이 숨 쉬고살아가는 곳이면 어김없이 나타나셨습니다 최류탄이 난무하는 시위현장! 노동자들이 울부짖는 농성자! “나도 사람이다”라고 노상에서 절규하는 빈민들의 농성장! 유신독재 물러가라고 외치는 시위현장 곳곳마다 어김없이 계셨습니다
성직자 천명보다 올바른 정치인 한명의 역할이 더욱 소중하다면서 제도정치권에 과감하게 발을 들여놓으신 행동하는 양심이셨습니다
5공청문회 위원장으로 사회를 맡아 전두환살인마를 청문회에 불러내어 역사의 심판을 받게 하는 일에 앞장서서 온몸을 던지셨습니다
필자가 살인마 전두환을 향해 “살인마 전두환”을 외칠 때 뒤에서 슬며시 필자의 등을 토닥거려 주면서 “민중의 승리요”라고 주먹을 불끈 쥐어 보이시던 문목사님!
도대체 어찌된 영문입니까? 얼마전 권호경목사 팔순 자리에서 문목사님의 근황을 들어 조만간 찾아뵙겠다고 마음먹었는데 가시는 길 배웅도 못해드리고 이를 어쩌면 좋습니까 뒤늦게나마 용서를 빕니다
문목사님의 애제자인 고인이신 허병섭목사님의 인연으로 70년 중반에 뵈었는데 훌쩍 하늘나라로 가셨다는 슬픈 비보가 가슴을 미어지게 합니다
땅이 꺼지듯 심장이 울렁거립니다.
안녕히 가십시요
두손 합장 이철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