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약용이 공직자에게 던지는 10가지 ‘당부’

정약용 초상화 <사진=뉴시스>

[아시아엔=김덕권 원불교문인협회 명예회장] 다산(茶山) 정약용(丁若鏞 1762~1836)의 리더십은 200년이 지났어도 지금까지 빛나고 있다. <목민심서>(牧民心書)는 그가 목민관 즉 수령이 지켜야 할 지침을 밝히면서 관리들의 폭정을 비판한 저서다.

목민심서의 핵심교훈 10가지가 있다. ‘목위민유호(牧爲民有乎)!’ 통치자는 백성을 위하는 일을 할 때만 존재 이유가 있다고 했다. 다산의 개혁안은 어느 것 하나 빠짐없이 오직 백성의 편의와 생활을 위주로 한 것이었다.

목민심서 핵심교훈 10가지

첫째, 말을 많이 하지 말며 격렬하게 성내면 안 된다. 말 많은 것이 미덕으로 환영받는 경우는 거의 없다. ‘호랑이 입보다 사람의 입이 더 무섭다’는 말은 지도자의 말 한마디로 많은 사람들이 다칠 수 있음을 경계한 말이다. 그리고 지도자는 분노를 다스릴 줄 알아야 한다. 다산은 평소 ‘노즉수(怒則囚)’ 세 글자를 좌우명으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노즉수’란 화가 날지라도 분노를 드러내지 않고 억제하여 마음속에 가둬둔다는 뜻이다.

둘째, 스스로 직위를 구하지 않는다. 인간의 두드러진 본성 중 하나는 우월감에 대한 열망이다. 남보다 더 나은 위치에 있기를 소망하는 것은 인간의 본능이기에 누구나 지도자가 되고 싶어한다. 어떻게든 지도자의 자리에 올라보려고 온갖 수단과 방법을 다하기도 한다. 다산은 스스로 애써서 목민관의 벼슬을 구해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 목민관의 자리는 책임이 막중하기 때문에 자기만족이나 명예, 출세를 위해 자리는 구해서는 안 된다는 뜻이다.

셋째, 청렴은 목민관 본연의 자세다. 청렴은 목민관 본연의 자세이고, 모든 선한 일의 근원이며, 모든 덕의 근본이다. 사람은 누구나 정도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탐욕을 가지고 있다. 중요한 것은 탐욕적인 본성을 자꾸 씻어내고자 억제하는 노력이다. 이를 위해서는 사회 전체가 부정부패를 몰아내고자 하는 강한 의지가 있어야 한다. 지도자가 청렴하지 못하면 비참한 종말을 맞게 된다.

넷째, 절약하되 널리 베풀어야 한다. 남에게 베푸는 것만큼 보람 있는 일도 없다. 베풀지 않으면 가까운 사람도 멀어지게 된다. 베풀고 싶어도 가진 것이 아예 없어서 베풀지 못하는 사람도 있다. 그런 사람에 비하면 가진 것이 많다는 것은 복된 일이다. 남에게 베푸는 사람들의 공통점은 재산을 소중하게 알고 낭비하지 않는다. 하지만 거기에 얽매이지는 않는다. 그들은 돈을 위해 일하지 않고 돈이 자신의 삶을 위해 일하게 만든다.

다섯째, 궂은일도 기쁜 마음으로 행한다. 기쁜 마음은 자발적으로 나서는 마음이다. 자발성은 지도자의 중요한 덕목이다. 자원하는 마음으로 행할 때 일을 기쁘게 할 수 있고, 그래야 일의 능률도 크게 나타난다. 일이 재미있느냐 없느냐는 일 자체의 성격보다는 일에 임하는 태도에 달려 있는 경우가 많다. 억지로 하게 되면 시간이나 때우는 식이 될 때가 많기 때문에 일의 효과가 크게 나타나지 않는다.

여섯째, 대중을 통솔하는 길은 위엄과 신용이다. 다산이 대중을 통솔하는 데에서 강조한 것은 위엄과 신용이다. 지도자는 청렴한 모습을 보일 때 위엄을 획득할 수 있다. 청렴은 공명정대함이다. 공명정대함은 마음에 치우침이 없는 것이다. 지도자가 치우치지 않고 막힌 것이 없을 때 위엄을 확보할 수 있다. 지도자는 또한 신용이 있어야 한다. 신용은 신뢰다. 지시와 명령만으로 사람을 다스리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 인간적 크기가 위엄이다. 인간적 깊이는 신용이라고 말할 수 있다.

일곱째, 실제적인 배움을 중시해야 한다. 배움이란 단순히 글만 배우는 것에 국한되지 않는다. ‘실용적인 것을 익히는 것’, ‘시대 상황에서 필요한 것들을 배우는 것’이라고 다산은 생각했다. 변화된 시대상에 적응하고 변화를 이끌어가는 것이 바로 올바른 배움이다. 그래서 다산은 ‘실학(實學)’이 필요하다고 보았으며, 다산의 실학이야말로 시대상황의 변화에 적응한 데서 비롯된 산물이었다.

여덟째, 유비무환의 자세로 재난에 대비한다. 지도자는 언제든지 재난이 발생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하고 미리 대비해야 한다. 인간의 부주의나 잘못으로 인한 재난이든 자연으로 인한 재난이든 재난을 당한다는 것은 불행한 일이다. 다산은 재난 구제를 위해 1)재난 방비를 위한 유비무환의 정신 2)신속한 대응을 강조하고 있다. 위기나 위험은 사전에 반드시 신호를 보내게 되어 있다.

아홉째, 세력자의 횡포를 막는 것이다. 공자의 5대악은 1)만사에 통달해 있으면서 흉험한 짓만 하는 것 2)행동이 괴팍하고 고집스러운 것 3)말이 거짓되고 교활한 것 4)괴이한 일을 잡다하게 많이 알고 있는 것 5)틀린 것을 교묘하게 옳은 것처럼 꾸며대는 것이다. 횡포를 부리고 백성을 혼미케 하는 세력을 막아야 한다는 점에서 공자와 다산의 생각은 비슷하다. 다산은 이들의 횡포를 가차 없이 척결하고 세력을 억눌러 백성들을 편안하게 해주어야 한다고 했다.

열째, 청렴하게 물러나는 것이다. 다산은 벼슬자리에 미련과 욕심을 두어서는 안 된다고 했다. 지도자는 물러날 때의 모습이 청렴해야 한다. 조선 후기의 화가이자 문신인 겸재(謙齋) 정선(鄭敾)은 자기의 재물을 가지고 세상의 백성에게 베푸는 것이 사업(事業)이고, 재물을 풀어 자신의 가족과 친척에게 베푸는 것은 산업(産業)이며, 세상 사람들에게 피해를 입혀가면서 가족과 친척을 이롭게 하는 것은 원업(怨業)이라고 했다. 지도자는 최소한 원업을 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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