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인 칼럼] 정경두 국방장관 후보께···”약장 밑에 강졸 없습니다”
먼저 어려운 시기에 국방부 장관에 임명받아 기대와 함께 응원을 보냅니다.
오늘 국회청문회 준비를 하면서 공군사관학교 입학부터 소위 임관에서 오늘에 이르기까지 만 40년의 시간을 되짚어보셨을 줄 압니다. 물론 우리 청문회가 후보자의 공공적인 경험이나 역할수행, 정책에 대한 실천력과 비전보다 개인적인 측면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어 아무래도 그쪽에 더 신경을 쓸 수밖에 없었을 것 같습니다.
그동안 정 후보에 대한 선후배들의 평가와 평판에 비춰볼 때 국방부 장관직을 성공적으로 수행할 것이란 기대와 예상이 그다지 섣부른 것은 아닌 듯합니다.
돌이켜보면 이양호 장관님과 비슷한 환경 속에서 장관직을 맡게 되어 시사하는 바가 많다고 봅니다. 그때 역시 지금처럼 군에 대한 국민적인 신뢰가 높지 않은데다, 특히 최초의 문민정부가 들어서면서 군에 대한 강도 높은 개혁과 사정이 이어지던 시점이었습니다.
저는 운이 좋게도 문민정부 초기 17개월간 군 담당기자로서 많은 군인과 그 가족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거기에는 장차관·대장에서 묵묵히 최전방을 지키는 중소대장·하사관과 신병들도 있습니다. 그들을 통해 군심이 생성되어 이어진다는 사실도 알게 됐습니다. 저는 무엇보다 군인사회에서 통용되는 오랜 격언 중의 하나인 이 말을 좋아하고 저의 거울로 삼고자 하고 있습니다.
물론 시대변화에 따라 강약의 개념도 상당부분 바뀌었습니다. 즉 책임은 상관인 내가 지고, 권한은 부하들에게 위임하는 것이 그 가운데 하나가 아닐까 싶습니다.
“强將 밑에 弱卒 없고, 약장 밑에 강졸 없다”
실제로 사단장을 마치고 국방부 국장급이나 합참·각군본부 부장급 자리로 이동한 장군들을 보면 이 말의 설득력을 쉽사리 알 수 있습니다. 실력을 갖추고 자신감과 비전 넘치는 사람들은 전임자의 장점은 그대로 받아 더 발전시키고, 단점은 다시 살펴 자신의 것으로 수정해 계승 또는 백지화시키더군요. 하지만 대다수는 전임자 업적을 무시·폐지하고 자신의 방식대로 하다고 1년 길면 1년반의 임기를 마치는 걸 자주 봤습니다.
오늘 청문회가 끝나면 올해 국군의날 행사는 직접 지휘를 하게 되겠지요? 그날 어떤 연설을 하실 지 65만 대한민국 장사병과 국민들이 귀를 기울일 것입니다.
6·25전쟁의 폐허를 극복하고 선진국 문턱에 와있는 대한민국 국방부 수장의 한 마디, 動線 한 줄에도 뜻과 무게가 실려 있어야 하는 이유입니다.
어느 국가에나 반드시 필요한 두 집단이 있으며, 그것을 저는 1차집단이라고 부릅니다. 하나는 교사(선생님), 다른 하나는 군인사회입니다. 교사는 우리의 2세들을 가르치며 미래를 준비해 줍니다. 군인은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금 이곳에서’ 지켜주는 집단입니다.
여느 장관과 달리 국방과 교육의 수장은 보다 높은 도덕적·실무적·통합적 책무를 지고 있다고 봅니다.
일전 정경두 후보께서 “공군 출신이지만, 육해공·해병대를 모두 아우르고 대한민국 국방의 미래를 철두철미 준비해 가겠다”고 말씀하는 것을 듣고 무척 기뻤습니다.
10년, 30년 100년 뒤 통일한국의 국방을 구체적·실질적으로 설계하며 하나씩 실천해 나가는 국방부 장관이 되시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2018년 9월 17일 <아시아엔> 발행인 이상기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