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도락 논란 2제···’고독한 미식가’와 ‘지방맛집 수도권 진출’
[아시아엔=박명윤 <아시아엔> ‘보건영양’ 논설위원, 보건학박사, 한국보건영양연구소 이사장] 고메(gourmet)는 미식가(美食家)·식도락가(食道樂家)를 뜻한다. 이들을 겨냥한 ‘맛집 마케팅’이 갈수록 확산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고메족(族) 마케팅에 가장 적극적인 곳은 백화점 업계다.
백화점의 고메족 마케팅은 경기 불황에 따른 소비위축, 모바일 쇼핑과 해외 직구 활성화로 인한 경쟁력 하락 등에서 비롯되었다. 백화점 업계는 고메족의 입맛을 겨냥해 외국 브랜드의 입점을 크게 늘리고 있다. ‘남이 안 먹어 본 것’, ‘새로운 것’에 호기심을 보이는 식객들 발길을 잡기 위해 국내에 처음 들어오는 매장도 늘었다.
‘지역 유명맛집’의 백화점 입점도 고메족 마케팅 차원에서 이해할 수 있다. 즉 지방에서 입소문을 탄 맛집들이 줄줄이 서울로 오는 것은 트렌드로 굳어졌다. 예를 들면, 부산 팥빙수 브랜드 ‘설빙’, 대구 피자 브랜드 ‘미즈 컨테이너’와 푸짐한 스테이크가 일품인 ‘서가앤쿡’ 등은 수도권에 매장을 내고 성업 중이다.
유명 맛집은 소문나면 고객들이 줄을 설 정도로 효과가 있으며, 식품관·푸드코트 매출이 오르면 전체 매출도 오르므로 ‘맛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그러나 지역 유명맛집의 수도권 입성이 지역경제를 황폐화시킬 것이라는 견해도 있다. 즉 그간 지역 맛집이 수도권 관광객을 유치하는 지역의 주요한 거점 역할을 해왔기 때문이다. 지역 맛집이 수도권 백화점에 입점함에 따라 지역 맛집을 탐방하기 위하여 지역을 방문하는 관광객 숫자가 크게 줄어들 것이란 얘기다.
일본의 ‘고독한 미식가’(孤獨的美食家, Lonely Gourmet)는 <월간 PANJA>에서 1994년 연재를 시작하여 1996년 완결되었다가 웹에서 재발견되어 인기를 끌면서 2008년부터 부정기 연재를 재개하였다.
만화를 원작으로 한 동명의 드라마도 2017년 기준으로 TV도쿄에서 시즌6까지 방영되었으며, 현재 시즌7이 방영 중이다. 스토리는 쿠스미 마사유키(60), 그림은 타니구치 지로(2017년 2월 사망)가 맡았다. ‘고독한 미식가’는 중국에서 드라마 버전으로 2015년 5월부터 방영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만화가 인기를 끌며 정식 발매되었다.
원작 만화 ‘고독한 미식가’는 수입물품 유통업자 이노가시가 고로가 일을 마치거나, 일상의 빈 시간을 이용해 다양한 식당에서 다양한 메뉴를 먹으면서 홀로 미식을 하는 내용의 단순한 스토리의 만화로 담백한 구성과 내용이 잔잔한 재미를 준다.
만화의 묘미는 음식의 맛과 향을 고로의 생각을 통해 묘사하는 부분인데, 마치 고로가 음식과 대화를 나누는 것처럼 보인다. 혹자는 ‘고독한 미식가’보다는 음식은 여럿이 먹어야 맛이 있고, 그리고 여럿이 가서 다양한 음식을 시켜서 나눠 먹는 게 맛있고 정신건강에도 좋다고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