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바바 이끄는 거인 마윈과 부르스 대왕의 공통분모 ‘인내’

[아시아엔=프라모드 마터 인도 SPOTFILMS CEO] ‘천일야화’는 인도인들에게도 친숙하다. ‘천일야화’ 속 ‘알라딘’과 ‘신밧드’ 그리고 ‘알리바바와 40인의 도적’ 이야기는 누구나 호감을 가질 만한 이야기들이다. 앞서 나열한 이야기들과는 조금 다르지만 ‘인내’에 대한 교훈을 전하는 ‘부르스 대왕과 거미’라는 이야기가 있다.

수백 년 전 스코틀랜드의 부르스 왕이 있었다. 거칠고 위험한 시대였으나 왕은 용감하고 현명했다. 이웃나라 잉글랜드는 스코틀랜드를 차지하기 위해 대군을 이끌고 침범해 왔다. 고군분투했지만 6번의 전투에서 패한 부르스 대왕은 한 동굴로 몸을 피했다. 이 곳에서 왕은 자신과 스코틀랜드의 운명을 바꾼 거미를 만난다. 동굴에서 살고 있던 거미는 6번의 거듭된 실패에도 불구, 거미집을 지으려 노력했다. 그리고 마침내 7번의 시도 끝에 동굴 천장에 거미집을 짓는데 성공했다. 거미에게서 영감을 받은 부르스 왕도 7번째 전투에서 승리를 거두며 왕국을 지켜 낸다.

우리가 살고 있는 21세기에도 부르스 대왕에 견줄만한 인물이 있다. 알리바바를 이끌고 있는 잭 마(마윈)다. 마윈은 1964년 중국 항저우에서 음악가와 작가인 부모의 둘째로 아이로 태어났다. 마윈의 삶은 유년기부터 실패의 연속이었다. 초등학교 입학 시험은 두 차례, 중학교는 세 차례, 대학교 역시 세 차례 낙방했으며 하버드 대학 입시에도 무려 열 차례의 낙방을 경험했다. 우여곡절 끝에 그는 항저우 대학에서 영어 학사를 받았으나, 구직 활동을 하면서 30곳 이상 떨어지는 어려움을 겪었다. 그러나 지금, 알리바바 그룹의 회장인 마윈은 전자상거래의 거인으로 우뚝 서 있다.

알리바바란 이름을 짓게 된 계기에 대해 마윈은 한 인터뷰에서 “샌프란시스코의 한 카페에서 있었던 일이다. 사업을 구상하던 중 ‘알리바바란 이름이 좋겠다’라고 생각하던 찰나 웨이트리스가 주문을 받으러 왔다. 그녀에게 ‘알리바바에 대해 아느냐’고 묻자 ‘알고 있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나는 ‘알리바바에 대해 무엇을 알고 있느냐’ 재차 물었고, 그녀는 ‘열려라 참깨’가 떠오른다고 말했다. ‘알리바바’란 이름에 대해 확신을 갖기 위해 30명에게 똑같은 질문을 했다. 인도, 독일, 일본, 중국 등 세계 각지에서 온 그들 모두 알리바바에 대해 이와 같이 알고 있었다. ‘알리바바’와 ‘열려라 참깨’, 세계인에게 친숙한 이름이다. 이야기의 주인공 ‘알리바바’의 이미지도 좋았다. 그는 영리한 사업가이자 마을 사람들을 도와준 친절한 사람이었다. 알리바바가 그랬듯, 내가 경영하고 있는 ‘알리바바’도 중소기업들에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라고 밝힌 바 있다.

1999년 12월, 마윈과 17명의 공동창립자들은 그들의 첫 번째 온라인 마켓 ‘알리바바 온라인’을 세상에 내놓았다. 17년이라는 길지 않은 세월이 지난 2017년 7월, 알리바바는 400억 달러(약 42조원)의 가치를 지닌 최초의 아시아 기업이 됐다. 또한 세계에서 가장 큰 소기업 B2B 플랫폼이 됐다.

알리바바는 최근 몇 년 전세계에서 중국 다음으로 인구가 많은 인도 진출에 심혈을 기울여 왔다. 다니엘 장 알리바바 그룹 CEO는 이에 대해 “인도는 알리바바의 글로벌 전략에 있어 가장 중요한 시장이다. 우리는 새로운 시장에 진출할 때마다 ‘어떻게 해야 현지 시장에 도움이 될까’ 자문한다. 인도의 경우 역시 마찬가지다. 알리바바는 그동안 인도의 전자결제 시스템 페이틈(Paytm)에 투자해 왔다. 전자결제 시스템이 인도에서 큰 인기를 얻게 된 것에 대해 우리 역시 기쁘다. 이는 알리바바가 현지 시장의 성장을 도운 가장 대표적인 예 중 하나이기도 하다”라고 말했다.

엄밀히 따지자면 ‘천일야화’ 속 주인공 알리바바와 마윈의 공통점은 그리 많지 않다. 이 둘은 그들을 부자로 이끈 한 마디 “열려라 참깨”를 공유할 뿐이다. 대신 마윈은 스코틀랜드의 부르스 대왕처럼 인내를 통해 결실을 맺었다. 왕에게 영감을 준 거미가 수많은 실패를 딛고 마침내 거미집을 짓는데 성공했듯이, 마윈 역시 역경과 고난을 물리치고 ‘알리바바 신화’를 써내려 가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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