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유물’ 불법으로 도굴한 ‘간 큰’ 외교관 부인 적발
[아시아엔=아시라프 달리 아시아기자협회 회장] 이집트 문화유산 대책위원회의 모니카 한나 연구원이 1967년 유엔에서 호주외교관으로 근무했던 키스 하워드의 부인 조앤 하워드의 문화유산 불법 도굴 및 약탈행위를 적발했다. 한나 박사는 주이집트 호주대사에게 보낸 서면을 통해서 하워드 부인의 불법 도굴 행위들에 대해 언급했다.
간호사였던 하워드 부인은 남편이 유엔 외교관이란 지위 덕분에 11년간 시리아, 이집트, 레바논, 요르단, 팔레스타인, 이스라엘 등지를 자유롭게 다닐 수 있도록 허가를 받았다. 중동에서 머무는 시간의 대부분을 도굴하는데 보낸 그녀는 타인이 누리지 못하는 ‘이동의 자유’를 악용해 문화유산을 불법적으로 약탈해 온 것이다.
고고학을 전공한 한나 박사는 “하워드 부인이 중동의 역사가 담긴 유적지에서 불법 행위로 사욕을 채운 것은 결코 용납할 수 없는 일이다. 그녀는 남편 덕에 얻을 수 있었던 외교적 특권을 악용해 해적처럼 노략질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녀는 “지금 즉시 호주 퍼스에 있는 하워드 부인 수집품들의 출처를 밝혀 내야만 한다”고 덧붙였다.
이 유물들이 이집트에서 불법적으로 유출된 것이라면, 하워드 부인의 수집품들은 반드시 이집트로 송환되어야만 한다. 이집트 문화유산뿐만 아니라 전세계 문화유산의 보호라는 측면에 있어서도 이는 매우 중요하다. 한나 박사가 밝혔듯, 문화유산을 불법으로 도굴하고 도둑질하는 것은 문화적 유산이 쌓아온 유구한 역사적 맥락을 파괴하는 행위다.
유물은 불법행위로 인해 ‘그릇된 경로’로 세상에 나온 순간, 역사적인 가치를 지닌 사료에서 한낱 인공품에 지나지 않게 된다. 문화유산과 유물들이 미술품처럼 경매 등을 통해 쉽게 거래될 수 없는 이유다. 유물들은 불법행위로 발굴 되었을 때, 그것이 지닌 본래의 목적과 역사적 중요성을 잃는다. 인류는 미학적 가치뿐만 아니라 역사적 맥락을 고려해 체계적이고 합법적으로 유물을 발굴해야만 하고, 이를 문서로 기록해야 유산의 역사적 가치를 재건할 수 있다.
“이와 같은 불법 행위는 이집트 문화에 결코 채워질 수 없는 커다란 구멍을 남겼다. 이집트는 이로 인해 후손에 전달해야만 하는 소중한 역사도 잃었다.” 한나 박사의 탄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