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기고] 아세안 정상회담 앞둔 필리핀의 고민 “우리는 미래의 주인공이 될 수 있을까?”
[아시아엔=알린 페레 필리핀 ‘온 타겟 미디어 컨셉’ 기자] 필자가 12학년 (필리핀은 12학년제 고등학교) 인문학과 사회과학을 배우기 시작했을 때 아세안(ASEAN)이 무엇인지, 그리고 이에 대해 비판적으로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선생님은 내게 스스로 묻고 답할 수 있는 ‘철학적인 능력’을 길러야 한다고 말씀하셨다. 그러나 그 당시만 해도 아세안은 필자에게 너무나 추상적인 개념이었다.
2017년 11월, 필리핀은 아세안 50주년 기념행사를 주관한다. 필자에게 아세안은 더 이상 추상적인 개념이 아닌 구체적인 실체로 다가온다. 이와 같은 기구들은 회원국들이 서로 협력한다는 대전제 하에 창설된다는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
회원국 간의 상호작용엔 역내 경제, 정치, 외교적 안정과 번영의 추구가 포함돼 있다. 회원국들이 상호작용의 질과 범위를 확대할수록 기술의 발전, 취업의 기회, 활발한 무역, 문화의 교류 등 더 나은 혜택을 누릴 수 있음은 분명하다.
그러나 아세안의 회원국 중 하나인 필리핀 국민으로서 국가에 만연한 빈곤, 폭력, 환경파괴를 목격해 왔다. 그리고 다시금 아세안의 목적에 대해 의문이 들기 시작했다.
2017년 아세안 정상회담이 곧 열리지만, 일부 단체들은 아세안에 반대하는 시위를 준비하고 있다. 그들은 또한 곧 있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방문에 대해서도 반대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러한 저항의 목소리들은 필자로 하여금 국제기구들에 대한 의구심을 갖게 만들기도 했다.
“국제기구들은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고 있는가?” “우리가 직면한 문제를 해결해주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악화시키고 있는것은 아닌가? 만약 그렇다면 국제 기구의 명분은 무엇인가?”
아세안을 포함한 국제적인 통합기구들에 반대하는 단체들은 국제기구들이 신자유주의와 제국주의를 부추긴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들의 활동을 지켜본 필자도 필리핀과 같은 국가들이 선진국들에 착취당하고 있다는 주장에 일견 동의한다. 실제로 국제기구들의 협정을 통해 체결된 조약들은 필리핀의 자원과 경제를 착취한다는 측면이 있어 “선진국에만 이득을 가져다 줄 것”이라는 자조석인 관측들도 나오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대로라면 가난한 필리핀은 결국 희생양으로 전락하고 말 것이다.
소셜미디어가 갈수록 발전하고 있는 오늘날, 필자는 아세안의 국제정세, 정책, 대중문화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가 탄생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누구나 각자의 분야에서 전문적인 견해를 제시할 수 있기에 더욱 다양한 의견들이 솟아나올 수 있다. 이때 가장 중요한 것은 ‘아세안이 우리에게 지속가능한 발전과 평등한 기회의 미래를 제공할 수 있는가?”에 대한 질문을 던지고 우리 스스로 그 해답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는 우리 스스로 미래의 주인이 될 수 있을까? 아세안은 우리의 미래에 직간접적으로 주요한 영향을 미칠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 세대가 직면한 가장 큰 문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