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베트남 수교 25주년 기념 전시회 ‘정글의 소금’: 30년의 기다림

응우옌 프엉 링, 눈먼 코끼리의 기억, 2016

[아시아엔=알레산드라 보나보미 기자] 한국-베트남 수교 25주년을 기념해 한국국제교류제단이 주최한 전시회 ‘정글의 소금’(Salt of the Jungle)이 8월 17일부터 10월 18일까지 서울 중구 KF갤러리에서 열린다. 이 전시회는 양국이 번영을 누리기 시작하던 시기에 태어난 아티스트들의 작품들을 소개한다.

전시회명 ‘정글의 소금’은 베트남 소설가 응우옌 휘 티엡의 소설 제목에서 따온 것으로, 정글에서 30년마다 한번씩 피는 ‘소금 같이 하얀 꽃’을 뜻한다. 이 꽃을 보는 사람은 평화와 번영을 얻는다고 할 정도로 베트남에선 길조를 상징한다. 그 의미처럼 양국은 지난 30년간 경제적 번영을 누려왔다.

베트남은 1986년 개혁개방(도이 머이), 한국은 1988 서울올림픽과 민주화를 거치며 아시아의 중심국가로 떠올랐다는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 역사적 사건의 중심에 태어난 세대들은 이제 양국의 주역으로 성장하고 있다. 그러나 빛이 있으면 그림자가 있듯, 한국과 베트남이 잃은 것도 있다. 천혜의 자연과 문화적 전통은 사라져 갔으며, 사회분위기 또한 급격하게 변해버렸다. 역설적으로 이러한 급격한 변화는 젊은 아티스트들에 영감을 제공하기도 했다.

이를 반영하듯 베트남의 누군가는 잃어버린 자연을 그리워하고, 또다른 누군가는 산업화 과정에서 파생된 서브컬쳐의 주역으로 거리의 삶을 그린다. 마찬가지로 한국의 아티스트들도 지금은 찾아보기 힘든 자연과 전통을 담은 작가가 있는 반면, 평범하지만 공허해 보이는 듯한 현대인의 삶을 표현한 작가도 있다.

다양한 형태, 다양한 주제의 작품들을 통해 알 수 있듯, 이 전시회는 전체를 관통하는 주제를 제시하진 않는다. 대신 ‘정글의 소금’은 양국 아티스트 개개인이 변해가는 세상을 바라보며 느낀 감정들을 작품 속에 담아냈다. 한국과 베트남이 지난 세월 동안 겪은 급격한 변화는 젊은 아티스트들의 자양분이 됐고, 이들은 ‘정글의 소금’이 지닌 의미처럼 30년을 기다려온 각양각색의 꽃을 피워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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