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더 크라이 그라운드’, 삶을 담은 가사로 ‘삶의 변화’ 본 넉살
오는 10월 14~15일 난지한강공원에서 ‘2017 더 크라이 그라운드’(2017 THE CRY ground)이 열립니다. 하이라이트레코즈, 일리네어레코즈 & 엠비션뮤직, 팬시차일드, AOMG, VMC, 저스트뮤직, 아메바컬쳐를 비롯한 레이블 & 크루에 킬라그램 & 로스, 영비, 펀치넬로, 저스디스, 오케이션, 우원재 등 한국힙합씬을 대표하는 거의 모든 뮤지션들이 출연합니다. 여기에 첫날 14일의 대미를 장식할 스페셜 라인업도 준비돼 있습니다. 한국힙합 팬들에게 이보다 더 좋은 기회는 없습니다.
<아시아엔>은 당신의 발걸음을 ‘2017 더 크라이 그라운드’로 옮길 뮤지션들을 소개합니다.
삶을 담은 가사로 ‘삶의 변화’ 본 넉살
2017년 대중들에게 가장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랩퍼 중 하나인 넉살은 2009년 ‘퓨처헤븐’으로 데뷔했지만, VMC 합류해 ‘작은 것들의 신’(2016)을 발매하기 이전까지 힘든 시기를 겪었습니다. 그러나 씬에서 고생만 한 것은 분명 아닙니다. 그의 가사대로 리드메카, 리짓 군즈, 게릴라즈, VMC 등 지금의 넉살이 있기까지 이끌어준 사람들을 만나며 음악적으로 성숙해져 왔습니다.
평소 인터뷰에서 커먼 센스(Common Sense)에게 가장 많은 영감을 받았다고 밝혀온 넉살. 그는 커먼 센스 이외에도 모스뎁(Mos Def)과 탈립 콸리(Talib Kweli) 등 이른바 컨시어스 랩(Concious Rap, 정치적인 색을 담고 있는 랩)을 지향했던 MC들의 팬을 자처해 왔습니다. 이들 셋은 2000년대 초중반 전성기를 누렸던 로커스(Rawkus) 레이블에서 발매된 음반들을 통해 흑인으로서 겪는 차별과 사회적인 모순을 가사로 옮겼습니다. 억압 받던 대다수의 흑인들은 이들이 던지는 메시지에 공감했습니다.
이들에게 많은 영향을 받아온 넉살은, 그러나 이들과는 조금은 다른 주제를 다룹니다. 넉살은 사회 비판적인 메시지에 초점을 맞추기 보단 개인의 삶을 글로 옮겼습니다. 그리고 그 문장들 덕분에 넉살은 힙합팬들의 지지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넉살은 유명세를 얻기 이전에도 자전적인 이야기를 담은 가사들로 호평을 받아왔고, 코드 쿤스트와 함께 ‘향수’, 최근 쇼미더머니에서 김범수와 함께한 ‘필라멘트’에서 이러한 면모를 충분히 드러냈습니다.
난 나잇값 못하고 할 일을 안해 / 좀 시끄러우니까 내 알아서 할게 / 난 취해서 웃고 엄마는 눈물을 틀고 / 그 장단에 맞춰 우울한 춤을 당겼지 like 탱고
불안해 보이는 작은 불 하나와 너 / 개떡 같은 너의 꿈을 태워버려 어서 어서 불에 기름을 부어 / 그럴수록 더욱 빛을 내던 / 그 눈치 없는 열정의 순간들과 / 다르게 엄마에겐 음악소리가 얼마나 슬펐을까
‘향수’와 ‘필라멘트’의 첫번째 벌스(verse) 중 일부입니다. 넉살은 ‘향수’에선 뚜렷한 결과물 없이 악취가 나던 시절의 자화상을, ‘필라멘트’에선 음악과 현실의 괴리에서 고통 받았던 자신과 그 주변인들을 이야기합니다. 그리고 넉살은 이 곡들에서 자신의 이야기를 정확하고 또렷하게 전달합니다. 쉽게 사용할 수 있는 그 흔한 유행어나 거창한 수사 하나 없이. 많은 사람들이 넉살의 가사에 공감하는 이유입니다.
넉살은 그만의 화법으로 풀어낸 가사들을 담은 ‘작은 것들의 신’으로 한국힙합어워즈의 ‘올해의 힙합 앨범상’을 받으며 평단의 인정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쇼미더머니 출연 이후 한국에서 가장 주목 받는 랩퍼가 됐습니다.
넉살은 그가 속한 VMC의 딥플로우, 던밀스, 원과 함께 ‘2017 더 크라이 그라운드’ 무대에 오릅니다. 넉살과 VMC 뿐만 아니라 한국힙합 올스타를 한 무대에서 볼 수 있는 기회는 그리 흔하지 않습니다. 북적한 페스티벌 분위기 때문에 넉살의 라이브가 잘 들리지 않을까봐 걱정되시나요? 넉살은 현역 랩퍼 중 가장 발성이 좋은 랩퍼 중 한명으로도 꼽히니 그런 걱정은 하지 않으셔도 될 듯 합니다.(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