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더 크라이 그라운드’, 지코와 딘 ‘어디’에서나 들려오는 ‘요즘 것들’
오는 10월 14~15일 난지한강공원에서 ‘2017 더 크라이 그라운드’(2017 THE CRY ground)이 열립니다. 하이라이트레코즈, 일리네어레코즈 & 엠비션뮤직, 팬시차일드, AOMG, VMC, 저스트뮤직, 아메바컬쳐를 비롯한 레이블 & 크루에 킬라그램 & 로스, 영비, 펀치넬로, 저스디스, 오케이션, 우원재 등 한국힙합씬을 대표하는 거의 모든 뮤지션들이 출연합니다. 여기에 첫날 14일의 대미를 장식할 ‘스페셜 라인업’ 이센스도 출연합니다. 한국힙합 팬들에게 이보다 더 좋은 기회는 없습니다.
<아시아엔>은 당신의 발걸음을 ‘2017 더 크라이 그라운드’로 옮길 뮤지션들을 소개합니다.
‘어디’에서나 들려오는 ‘요즘 것들’ 지코와 딘
1992년생 뮤지션들이 의기투합한 팬시차일드(FANXY) 크루의 멤버인 지코와 딘. 이들은 가장 트렌디한 것을 누구보다 빨리, 그리고 잘 소화합니다. 지코는 쇼미더머니6 출연 당시 정식발매가 되기도 전인 슈프림x루이비통 자켓을 입고 나와 화제를 모았고, 딘 역시 최근 자신들이 유행시킨 버버리의 화보를 찍기도 했습니다. 물론 이들은 단순히 패션으로만 트렌디한 것은 아닙니다. 한국에 영국 힙합의 주류인 ‘그라임’(Grime)을 소개했으니까요.
2000년 초 영국의 빈민가에서 시작된 그라임은 하우스, 테크노 등 전자음악을 기반으로 발전해 온 음악입니다. 빠른 BPM의 그라임 곡엔 이른바 ‘쪼개지는 비트’가 얹어지며 랩퍼들은 딱딱 떨어지는 박자에 맞춰서 랩을 합니다. 영국에선 주류가 되어버렸지만 한국에선 생소하던 이 장르를 쇼미더머니6를 통해 선보인 이들이 지코와 딘입니다.
지코-딘 프로듀서의 ‘요즘 것들’은 그라임의 공식을 그대로 따릅니다. 빠르게 반복되는 피아노 루프와 쪼개지는 비트가 울려 퍼지는 가운데, 랩퍼들은 이 박자에 맞춰 깔끔하게 떨어지는 랩을 선보이며 듣는 이의 청각을 자극합니다. 특히 이전에도 리듬파워 멤버들과 그라임을 시도한 적이 있었던 쇼미더머니6 우승자 행주는 이 곡에서 자신의 스타일과 궁합이 잘 맞는 정박의 랩으로 무대를 장악했습니다.
지코와 딘은 그라임을 시도하며 단순히 음악적인 작법만에 더해 그라임 스타일의 패션 또한 선보였습니다. 지코-딘과 ‘요즘 것들’의 랩퍼들은 버버리 상의와 펑퍼짐한 트레이닝 팬츠, 나이키 맥스 등으로 대변되는 그라임 룩을 따랐습니다. 덕분에 버버리는 지난 여름부터 돌아온 유행을 마음껏 누리고 있습니다.
사실 ‘요즘 것들’은 한국 힙합씬 최초의 그라임 곡은 아닙니다. 댐데프와 리듬파워가 그 이전에도 이 장르를 시도했지만 큰 반향을 일으키지 못했기에, 한국에서 그라임은 소수의 팬들로부터만 사랑 받던 비주류였습니다. 조명 받지 못하던 장르 음악을 ‘어디’에서나 들려오는 ‘요즘 것들’로 탄생시킨 이들이 지코와 딘입니다.
사견을 더하자면 지코는 ‘아이돌 랩퍼’라는 편견에 가리워진 뮤지션 중 하나인듯 합니다. 지코는 ‘낙서’라는 이름으로 언더에서 활동하며 믹스테입까지 발매했던 랩퍼로 다양한 결과물을 만들어냈고, 당시 지코가 교류하던 랩퍼들 역시 말 그대로 ‘언더그라운드’를 누볐던 이들입니다.
뮤지션으로 전성기를 맞이하고 있는 지코 뿐만 아니라 딘, 크러쉬, 페노메코, 밀릭 이들 다섯 명은 ‘2017 더 크라이 그라운드’ 첫날 팬시차일드 결성 이래 모두가 한 곳에 모인 최초의 무대를 선보입니다. 이 정도면 지코와 딘을 비롯한 팬시차일드의 팬들이 ‘2017 더 크라이 그라운드’를 즐길 이유로 충분하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