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혁명 이후 성숙된 한국사회에 바란다

2003년 초 ‘폭풍 시청률’을 기록하며 시청자들의 시선을 끈 sbs 드라마 <올인>의 실제 주인공 차민수씨가 지난 초여름에 이어 최근 한국을 다녀갔다. 현재 미국 LA에 거주하고 있는 차씨는 “국가를 위하여는 해야 할 말이고, 하고 싶은 말이지만 민감한 부분을 건드린 것 같다”며 <아시아엔>에 아래와 같이 원고를 보내왔다. 차씨는 “문재인 대통령 취임 이후 새로운 분위기 속에서 활기찬 한국의 모습이 무척 자랑스럽다”며 “문재인 정부가 반드시 성공해 대한민국의 탄탄한 미래를 활짝 열어주길 바라는 마음에서 글을 썼다”고 말했다. 차씨는 또 “나는 삼성에는 임원 한사람도 아는 사람이 없지만 이재용 부회장의 재판을 보면서 기업과 기업인의 책임과 역할에 대해서도 다시 생각하게 됐다”며 “한국사회의 보편적인 정서와 내 생각이 다를 수 있겠지만, 작년 촛불혁명을 보면서 한국 사회가 자신과 다른 의견도 포용할 정도로 상당히 성숙돼 있다고 본다”고 했다. -편집자

[아시아엔=차민수 드라마 <올인> 실제주인공, 강원관광대 석좌교수, <블랙잭 이길 수 있다> 저자] 필자는 8월 하순 고국 한국을 방문했다. 30일로 기억되는 그날, 강남 포스코 주변에서 저녁 약속이 있었는데 갑자기 길이 막혀 5분 남짓 남겨 놓고 1시간 반이나 걸렸다. 시위대가 차도로 행진하여 경찰이 도로를 막고 이들을 보내주고 있었다. 인도도 있는데 차로까지 점령해서 퇴근길 교통대란을 일으킨 것이다. 물론 관철시키고 싶은 주장이 있었을 것이다.

자신의 주장을 남에게 어필할 때의 방법은 민주주의적이어야 한다. 많은 이들에게 피해를 주면서 자신들의 의사를 관찰시키려는 것은 민주적인 절차와는 거리가 있다. 사람과 자동차의 관계에도 정해진 규칙이 있다. 사람은 인도로, 차는 차로로 다녀야 서로의 질서가 지켜지는 것이다.

나의 이익을 위하여, 나의 주장을 관철시키기 위하여 국민에게 피해를 주는 것은 집회를 주도하는 지도자들이 다시 한번 깊이 생각해 보았으면 좋겠다.

케네디 대통령의 취임식 연설문 중에 “국가가 나에게 무엇을 해주기를 바라지 말고 내가 조국을 위하여 무엇을 할 수 있는지를 생각하라”는 말은 항상 나를 감동시킨다.

삼성 이재용 재판을 보면서도 여러 가지 방면으로 생각해보게 되었다. 삼성은 우리나라에 과연 어떤 기업일까? 삼성이란 기업이 그동안 국가를 위하여 어떤 공헌을 했을까? 삼성에서 일하는 종사자나 납품업자는 몇명일까? 그렇게 돈 많은 사람을 국민의 세금으로 가두어 두는 것이 과연 옳은 일일까? 재벌에게는 벌금형을 내릴 수는 없는 것일까? 우리 중 누군가 대기업을 경영하는 사람이라면 최고권력자의 요구를 단호히 거절할 수 있는 용기가 과연 있을까? 거절했을 때 기업에는 어떤 영향을 미쳤을까? 총수가 없는 기업이 정상적인 운영이 가능할까? 세계기업이 삼성의 뒤를 바짝 쫓고 있는 이때 우리가 지혜를 짜볼 수는 없는 것일까? 알파고란 인공지능이 인간의 생각을 뛰어넘어 정답을 내놓고 있는 지금 인간지능은 정답을 알고 있지는 않을까?

필자의 답은 ‘용서’다. 가진 자에 대한 미움보다는 기업을 위해, 국가를 위해 몸 바쳐 일할 수 있는 기회를 한번 주었으면 한다. 남을 용서하면 내 마음 속에는 평화가 찾아오는 법이다.

화평케 하는 자는 복이 있고, 남에게 관용을 베푸는 자는 자손에게 복이 온다. 죄는 미워도 사람까지 미워해서는 안 된다.

격동하는 시대에 선택받은 현명한 민족으로서 자부심을 갖고 과거에 집착하지 말고 미래를 향해 한걸음 더 나갔으면 좋겠다. 길이 후손에 물려줄 신나는 대한민국을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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