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후 평양②] 김일성광장 인민대학습당, 유네스코문화유산 가치 충분

[아시아엔=이주홍 <코리아헤럴드> 기자] 김일성광장에 위치한 인민대학습당 등은 비록 실패한 공산주의의 유산이지만 역사의 장으로서 미래의 ‘유네스코 문화유산’과도 같은 자산으로 남겨둘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또한 전문가들은 통일 후 북한에 자본주의가 도입되면 김일성광장 등의 이념을 상징하는 공간들이 투자가치에 따라 ‘소비 공간’으로 바뀔 것이라고 내다봤다.

1980년대 말 공산주의 몰락 후 동유럽의 여러 도시에서는 사유재산제를 바탕으로 한 급격한 물리적 변화가 일어났다. 주거지·공원·광장 등으로 구성된 도심은 자본의 논리에 따라 공공재적인 성격을 잃어가면서 급격히 개발됐다.

루마니아 수도 부카레스트의 인민궁전(Casa Poporului)이 대표적 사례다. 루마니아 독재자 니콜라이 차우셰스쿠(Nicolae Ceausescu)는 김일성과 의리로 맺어진 사이였다. 차우셰스쿠는 1971년 방북 당시 평양에 매료돼 루마니아의 수도 부카레스트를 개조하기 위한 프로젝트를 추진했다. 이른바 ‘체계화’(Systemization)라 불린 이 ‘사회공학기획’(Social Engineering Project)은 루마니아 전 국토를 현대 도시로 탈바꿈하기 위해 시작됐으나 결과는 참담했다. 수백만명의 원주민들이 강제 퇴거당했고, 이들의 주거지는 인프라도 갖춰지지 않은 아파트 단지로 강제 철거 후 재개발 됐다. ‘동유럽의 파리’라 불리던 수백년 역사의 부카레스트는 거대한 공터로 몰락한 것이다.

부카레스트 시민들은 이 거대하고 흉측한 ‘애물단지’ 건물을 철거하지도, 애착을 보이지도 못하는 진퇴양난에 빠지게 되었다. 세계적으로 미국의 펜타곤 다음으로 큰 이 대형 건축물은 현재 국립현대미술관, 공산주의박물관, 편의시설 등으로 이용된다. ‘공산주의 체험관광’ 명소가 된 것이다.

서울의 경우 언론사, 박물관, 호텔 등이 늘어선 세종로나 본래 비행장 활주로로 건설된 후 시민공원으로 탈바꿈한 여의도광장은 김일성광장의 미래를 그려보는 예시가 될 수 있다.

<평양, 그리고 평양 이후>의 저자인 임동우 건축가는 김일성광장 지하와 주변을 코엑스와 같이 컨벤션센터, 호텔, 쇼핑시설 등의 복합쇼핑몰로 개발하는 안을 제시했다.

현재 세계적으로 자본주의 도시들은 민의와 분리된 ‘대의민주주의’, 적자생존의 ‘신자유주의 경제체제’, 무기력한 시민사회와 지속불가능한 자연환경 등 구조적인 문제들에 직면해있다.

인권도시 광주, 평화상징 히로시마 벤치마킹을 

변창흠 세종대 행정학과 교수는 “통일 후 평양이 ‘화석화된 신화의 도시’ 이미지를 벗고 활력 넘치는 ‘인간의 도시’로 도약하기 위해서 주민들의 소통을 활성화하는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서는 지금부터라도 남북간에 공동체운동을 통한 각종 학술문화행사 개최, 서울과 평양 사이의 상징건축물 교환 및 상징로 건설, 지방자치단체 교류 등을 추진할 것을 제안했다.

변 교수는 광주가 5.18 민주화운동을 통해 ‘인권도시’로 탈바꿈했고, 원자폭탄이 투하되었던 히로시마가 ‘평화’를 상징하게 된 것처럼 평양도 과거 공산주의 유산을 넘어 민주주의를 지향하는 도시로 다시 태어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통일 후 참여민주주의, 사회적 경제, 환경보존 등을 통해 ‘지속가능한 자본주의 도시’ 평양을 만들어야 한다는 게 대다수 전문가들의 제안이다.(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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