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내에서 ‘모자’ 쓰고 있으면 실례다?

<사진=신화사>

[아시아엔=지당 이흥규 시인·소설가] 선비들은 사랑에 혼자 있을 때는 물론 외출을 하거나 손님을 맞이하는 주인도 반드시 관을 썼다. 사랑에 들어와서도 벗지 않고 쓴 채로 맞절하여 예의를 차렸다. 그러니까 우리나라의 갓이나 관은 언제 어디서나 쓰고 있는 것이 예의였다. 관리가 어전에서 임금님 앞에서도 의관을 정제한 모습들이 연속극에도 많이 나와 보았을 것이다. 남 앞에서 갓을 벗고 있는 것이야 말로 큰 실례였다. 선비들이 모자를 벗고 맨상투를 하는 경우는 잠잘 때 외에는 볼 수 없었다.

실내에서 모자를 벗는 것이 예의라는 것은 서양 예절이다. 즉 우리나라에는 전통적으로 그런 예절이 있지 않았다. 그러나 서양에서도 실내에서 모자를 꼭 벗어야 한다고 강조한 것은 아니다. 그 근거는 고대. 중세, 근대의 서양화를 보면 실내에서 모자를 쓰고 있는 모습을 많이 볼 수 있다. 그러나 모자는 의복양식과 직접적인 관계가 있으므로 현대적인 복장을 하고 있다면 실내에서 모자를 벗는 게 옳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하지만 필자의 생각은 다르다. 21세기에 들어오면서부터 모자는 옷의 일부로서 하나의 패션으로 여기는 젊은이 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으며 특히 예술가나 연예인들이 앞장서고 있다. 또한 연세가 많으신 분들도 대머리 혹은 추위나 더위를 피하기 위해 모자를 쓰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그리고 더 큰 문제는 위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민머리(대머리)에 모자를 쓰고 있던 사람이나 머리에 상처나 흠을 가리기 위한 경우, 또 모자에 눌린 머릿 결의 모양이 볼품없는 얼굴로 변한 사람, 뿐만 아니라 학생이 늦잠을 자서 머리를 감지 못해 추한 모습을 보여야 할 때, 미용사의 부조리한 컷으로 인해 머리를 가리고 싶을 때, 모자는 유용하게 쓸 수 있는 하나의 도구다. 만약 이들이 실내에서 꼭 모자를 벗어야 한다면 아예 처음부터 모자를 쓰지 않는 것만 못할 것이다.

예절은 사회가 변화함에 따라 변하는 것이다. 만약 100년 전에 어느 아가씨가 미니스커트를 입었더라면 어찌 되었을까? 아마 버르장머리 없는 풍기문란죄로 관에 끌려가 곤장을 맞음은 물론 미친 여자로 버려졌을 것이다. 그러나 요즈음에 들어서는 오히려 그렇게 입지 않은 것이 시대의 변화에 뒤떨어진 구태로 보는 것은 인간의 생활이 시대의 변화에 발맞추어 함께 간다는 것을 말해준다.

현금(現今)에 들어서 모자는 의복의 일부로 변해가고 있으며 멋을 내기 위한 패션으로 굳어가고 있다. 이러한 추세로 볼 때 실내에서 모자를 벗지 않는 것은 실례라고 여기는 생각은 버려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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