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0년전 칭기스칸도 저 태양 보며 눈시울 붉혔을까?
아시아엔 식구따라
울란바트라로 한몽심포지엄에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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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기에서 보는 구름은 구름이 아니라 폭신폭신한 솜털이었다
어머니가 딸을 시집 보낼 때 이불 만들어 보내는 솜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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뭉게구름 사이 하얀 게르가 눈에 띄고 말과 양떼가 보였다
아~ 여기가 세계를 호령하던 징키스칸
그 후예들이 살아가는 흙과 물인가
객지 나가면 물설고 낯설다 하지만
몽고반점이 있는 사람들
옆집 아줌마 아저씨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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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지 풀풀 날리는 길 따라
어둠이 내리려는지 해가 서산 넘어
빼꼼이 쳐다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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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 게르 안을 말똥으로 덥히고
침대 누워 있으니 밖에서 바람이 분다
그냥 바람이 아니라 징키스칸이
세계을 호령하던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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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이 마른 골짜기에서는
징키스칸 우직한 뼈조각이 하얗게 나뒹굴고
은하수 따라가는 별들은 우리의 눈을 매섭게 쳐다본다
?
메마른 들판에 온기는 없어도
천년의 기운을 간직하며 핏기없는 풀로 생명을 키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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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가
우린, 누구와 갈등 미움을 안고
가슴을 다치게 하고 저기 작은 언덕 넘어 오는 칼바람에
가슴을 열어놓고 있는가
?
시간이 꽤 흘렀나 보다
장작불이 사그락사그락 넘어지며
불빛 몇개 날리고 힘찬 노래도 싸늘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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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 희망이 있는 한 징키스칸 후예들
뜨거운 피를 데울 것이며
반토막 대한민국은 아시아엔과
뜨겁게 살아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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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혜관 스님
사진 박세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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