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8번째 수요일> 충무공 이순신이 ‘수요집회’에 보내는 편지
매주 수요일 그대들이 ‘일본군 위안부 문제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시위’에 참여하는 것을 나는 알고 있다. 오늘도 여느 때와 다르지 않게 그대들은 나와 주었다. 8일 열린 제1008차 수요집회. 살을 에는 듯한 삭풍에도 불구하고 50여 명의 그대들과 이옥선, 김복동, 길원옥 할머니가 나왔던 것을 나는 안다.
7일 일본 우익단체 ‘재일특권을허용하지않는시민모임(재특회)’은 도쿄 한국대사관 앞과 한국 영사관 앞 도로에 ‘다케시마 비석’을 세울 계획이라고 밝혔다. 재특회는 다케시마비 건립 추진이 우리의 위안부 ‘평화비’에 대한 보복이라는 점을 숨기지 않고 드러내고 있다.
나는 오늘 그대들에게 이야기하고 싶다.
상황이 항상 그대들의 편이 되어 줄 수는 없다.
그대들이 어렵고 힘들게 이 집회를 이끌어가고 참여하고 있다는 것을 나는 안다.
그러나 어렵고 급하다고 느끼는 때일수록 절대 기본과 원칙을 도외시하지 마라.
그대들이 나를 전투마다 승리한 장군으로 기억해주는 것은 고마운 일이다.
하지만 내가 악조건 속에서 23전 23승을 이룬 그 바탕에는 창조적인 그 무엇이 있었던 것이 아니다.
나는 고민하고 또 고민했다. 이는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고민이었다.
바다에 달은 밝고 잔물결 하나 일지 않네
물과 하늘이 한 빛인데 서늘한 바람이 건듯 부는구나
홀로 뱃전에 앉았으니 온갖 근심이 가슴을 치민다 – 1593년 7월9일 일기 中
더 많은 이들의 참여를 이끌어내고자 다양한 방식을 시도하는 것은 나쁘지 않다.
그러나 그대들은 지금 문제의 본질을 관통하고 있는가?
‘의지없는 한국정부’
‘반성없는 전범자들’
‘외면하는 일본정부’
‘무능력한 외교정책’
‘아무리 외쳐 봐도 대답이 없네’라고만 소리치고 있지는 않은가?
20년이 넘게 같은 시간, 같은 자리를 지켜왔다는 것. 대단한 일이다.
하지만 1000차까지 오기 전에 끝났어야 했다. 해결됐어야 하는 문제였다.
왜 우리는 여태껏 공식사과와 법적배상을 이끌어내고 있지 못한 것인가?
물러섬 없이 계속되는 기다림에 지쳤다고 말하기에 앞서 그대들이 문제 해결을 위해 그려 놓은 전략과 사용하는 전술이 잘못되어 있지는 않은지 돌아보라. 그렇지 않으면 이 ‘끝나지 않는 역사’는 끝나지 못하고 계속 되풀이될 것이다.
*위 글은 충무공 이순신이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제 1008차 수요집회’에 보내는 글로 재구성한 것입니다.
최선화 수습기자 sun@theasian.asia
{KOR}: <1008번째 수요일> 이순신의 ‘수요집회’ 난중일기 http://t.co/6cmotWP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