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80%이상 농업 종사 캄보디아, 전세계서 기후변화에 가장 ‘취약’
[아시아엔=김아람 기자] 캄보디아 수도 프놈펜에서 약 40키로 떨어진 칸달주(州)에서 쌀농사를 지으며 사는 롱톤씨. 올해 가뭄이 심해 당장 거리에 나앉을 판국이다. 작년에는 물난리가 나 농사를 망쳤는데 올해도 하늘이 도와주질 않았다.
4명의 자녀를 두고 있는 롱톤씨는 “눈앞이 깜깜하다”고 한다. 근근이 벌어먹고 살았던 살림에 날씨까지 변덕을 부리는 탓에 자녀들은 학교에 나갈 수 없게 됐다.
유엔개발계획(UNDA) 통계에 따르면, 홍수와 가뭄이 극심했던 지난 2005~2012년 사이 캄보디아 전체 인구 5분의1이상이 이상기후로 피해를 입은 경험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기후전문가들은 “지구 온난화로 기후패턴이 변함에 따라 더 많은 국가들이 홍수와 가뭄을 겪게 될 것”이라 전한다.
또한 독일 민간기후연구소 저먼워치(Germanwatch)가 발표한 ‘2015년 기후변화 위험국 리스트’에 따르면, 캄보디아는 전세계에서 가장 기후변화에 취약한 국가로 나타났다. 이유가 뭘까?
캄보디아는 전체 국민의 80퍼센트 이상이 농업에 종사하고 있다. 그만큼 날씨 변화에 민감하다. 농부들에게 날씨는 생계와 직결되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인프라 시설이 열악해 제대로 관개시설을 갖춘 농촌도 찾아보기 힘들다. 작은 날씨 변화에도 유독 심각한 피해를 입을 수 밖에 없는 이유다.
실제로 롱톤씨의 이웃마을에서는 최근 심각한 물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400여명이 넘는 마을주민은 농사에 필요한 물은커녕, 생활 급수도 모자라 물을 사서 쓰고 있는 실정이다. 또한 곧 건기가 시작될 예정이라 피해는 더욱 심각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 가정에는 상수도 시설이 제대로 갖춰져 있지도 않다.
반세기 동안 지속된 극심한 가뭄과 홍수, 폭염 등에 시달려온 캄보디아 국민들은 날씨가 변하고 있다는 사실은 알고 있지만, 정작 그 이유를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상황이 심각해지자 정부에서도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사오 솝힙 환경부장관 대변인은 “기후변화 취약계층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을 준비 중”이라며 “선진국에도 도움을 요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난 2013년 본격적으로 기후변화계획을 세워온 캄보디아 정부에 따르면 “향후 80년후 평균기온이 증가하고, 비오는 횟수가 줄어들 것”이라고 한다.
한편, 캄보디아를 포함한 전세계가 모여 신기후체제 대응방안을 논의하는 ‘파리기후총회’(COP21)가 3일 앞으로 다가왔다. 이번 총회에서 주요 의제가 될 온실가스 배출은 캄보디아 기후에도 큰 영향을 미칠 예정이다. 때문에 전세계 비영리 단체들은 기후변화로 직격탄을 맞고 있는 개도국들에 기술 및 재정적 지원을 촉구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