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섹스는 더럽다?’···올바른 성교육 부족, 전세계 낙태 여성 절반이 중국인
[아시아엔=최정아 기자] 개혁개방을 이뤄낸 1979년, 중국은 큰 변화를 겪었다. ‘섹스 혁명’이 일어난 것이다.?2012년 한 연구 보고서는 “70%의 중국인들이 혼전관계를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30년 동안 혼전관계를 갖는 중국 젊은이들의 수가 많아졌으며, 성관계를 시작하는 연령도 어려졌다. 문제는 이러한 성에 대한 인식변화에도 불구하고 올바른 성관계와 피임법 등 제대로된 성교육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때문에 중국의 낙태율도 세계최고수준에 이르렀다.
지난 30년 동안 공산당은 한자녀 정책을 통해 성관계를 국가적으로 규제해 왔다. ‘혼인증명서’가 없는 미혼커플에 대해 숙박업소 이용을 제한하는 등 혼전관계를 사회적으로 성관계를 사회적으로 금지시켰며, 여성들의 육체적 순결을 중시했다. 학교에선 학생들의 순수한 교제마저 금지하고 있다.
이러한 사회적 분위기는 성교육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2008년 중국 교육부는 성교육을 ‘국가 건강·위생 과정’에 포함시켰지만, 시험과목에선 제외시켰다. 성교육 교과서 ‘행복한 중학생’의 주 메시지도?‘성욕 자제’다. 중국 중부도시 시안의 한 대학에선 ‘후회없는 젊음’을 주제로한 교육과정에서 학생들로부터 혼전순결을 다짐받는다. 이에 대해 유네스코와 베이징임업대학은 2013년 공동발표한 보고서에서 “중국의 성교육은 임신, 낙태, 에이즈(HIV)의 위험성만 강조하고 있다”고 밝혔다. 올바른 성관계와 피임법에 대한 교육이 부족한 것이다.
성교육에 대한 부정적 인식도 팽배하다. 화중사범대학에서 성교육을 강의하고 있는 펑 샤오후이씨는 배설물 테러를 받았다. 성교육이 ‘더럽다’는 이유로 누군가가 펑씨에게 배설물을 던진 것이다. 또한 성교육의 필요성을 전달하는 시위를 벌인 여성운동가 5명도 체포됐다. 이들은 “중국 젊은이 대부분이 온라인 포르노나 인터넷을 통해 잘못된 성지식을 배우고 있다”며 “올바른 성교육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잘못된 성지식은 ‘피임’에서도 문제가 된다. 영국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인들이 피임약이나 기구를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며 “편의점에서 콘돔을 팔고 있지만 학교 캠퍼스 근처에선 콘돔 판매가 불가하다. 오히려 중국 정부는 여성들에게 피임대신 자궁내에 피임기구를 넣는 반영구적 여성피임수술을 제안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로 인해 ?24세 이하 미혼 여성 중 25%가 원치 않는 임신을 하고 있다. 이들 중 절반이 피임약을 사용하지 않았으며 그에 대한 지식도 전무했다.
원치 않는 임신으로 인해 중국의 낙태율은 ‘세계최고수준’에 이르렀다. 중국 국가건강가족계회위원회의 한 관계자는 “한해에 최소 1천3백만명이 임신중절수술을 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으며 이 수치는 관영언론도 인용했다. 중국의 낙태율을 이보다 높게 보는 곳도 있다. 국제생식건강(international reproductive-health agency)의 마리 스토프는 “낙태시술을 받는 여성이 한 해 4천만명에 이른다”고 말했다. 이 통계대로라면 한해 동안 전세계에서 낙태하는 여성의 절반 가량이 중국인인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