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위사업청·대우해양조선 무능과 낙하산 산실···박근혜 ‘비정상의 정상화’의 첫 대상

[아시아엔=김국헌 전 국방부 정책기획관] F-35 핵심 기술 이전 관련한 문제에서 ‘혹시 하던 일이 역시’로 터졌다. 방위사업청은 논란이 일자 “4대 핵심기술은 이전을 위해 노력한다는 조항을 계약서에 담았었다”고 해명했다. 미국이 기술이전을 꺼릴 거라 예상은 했지만, 전투기 개발을 위해 꼭 필요한 기술을 얻어내기 위한 협상전술이었다는 것인데, 그 조항이 의무사항이 아니어서 미 정부는 이전 불가 방침을 공식 통보했고, 우리는 닭 쫓던 개 지붕 쳐다보는 꼴이 되고 말았다는 것이다. 한미간이든, 남북한 사이든, 여야 사이든 모든 합의는 명확한 문서로 작성되어야 한다. “이전을 위해 노력한다”는 조항이 무슨 보장이 되는가? 내각제 합의각서에 서명하고서도 이것이 밝혀지자 ‘정치공작이다’는 한마디로 잡아떼고 당무거부로 노태우를 강박한 게 김영삼씨도 있었다.

미국이 스텔스 전투기의 첨단기술을 한국에 제공하기를 주저하는 이유가 무엇인가? 극단적으로 한국에 준 기술이 외부로 유출될 지도 모른다는 음모설도 있을 수 있다. 어느 나라든 정보관계자는 최악의 경우를 제기한다. 천안문 성루에 시진핑과 같이 서서 인민해방군을 사열하는 박근혜 대통령 사진을 들이대며 “언제 무슨 일이 일어날지 아느냐?”고 문제를 제기하면 한국정부를 편들어줄 미국정부 관료는 별로 없다. 이런 문제는 국방성이나 국무성의 차관보급에서 결정되지 대통령이 직접 개입하지는 않는다. 한미 미사일 지침에서 미 대통령이 개입하여 800km로 상향된 것은 한국의 능력을 받아들이는 데서 대통령이 빛을 낸 것에 불과하다.

영국과 아르헨티나가 싸운 포클랜드전쟁에서 영국은 완승했다. 승리를 이끈 총사령관 대처의 지도력은 완벽했다. 그런데 ‘옥의 티’로 구축함 세필드가 프랑스제 엑조세 미사일에 맞아 침몰했다. 아르헨이 영국의 적국이 되리라고는 상정을 못해 엑조세를 식별하는 장치가 미처 장착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영국도 잠수함 어뢰 공격으로 아르헨 순양함 벨그라노를 격침시켜 현대 해전에 있어서 수중전력의 가공함을 입증하기는 했지만 말이다. 현대 정밀병기체계에 있어 탐지-식별-타격은 지해공 무기가 똑 같다. 그 중에서도 식별을 위한 소프트웨어가 핵심이다. 미국에서 들여온 무기체계는 계속 업그레이드를 시켜야 하며, 여기에는 엄청난 돈이 또 들어간다. 한국의 돈을 긁어내는데 있어 록히드 마틴이나 미 정부나 똑 같다.

대우조선해양이 문제다. 지난 2분기 3조원이 넘는 손실을 냈다고 한다. 이런 가운데서도 고위 관료 출신의 낙하산 인사들이 고문·자문·상담역이란 이름으로 연봉을 받은 사람만 60여명에 달하며 이들에겐 법인카드와 차량, 사무실까지 지원됐다고 한다. 이런 인사를 막아야 할 대주주인 산업은행 회장도 ‘낙하산’이요, 사외이사도 정피아·관피아로 채워졌으니 애초에 견제장치라고는 전혀 없었던 셈이다. 대우조선해양은 워크아웃에 들어간 대우그룹의 조선 부분이 분리돼 만들어진 회사로 회생에 3조원 가까운 국민세금이 들어갔다. 방만·부실 경영으로 이 회사에 손실을 냈다면 그게 바로 국민 세금을 갉아먹는 짓이다.

방사청이 만들어질 때 노무현 정부는 투명성을 내세워 전문성을 인정하기 어려운 민간관료들을 많이 집어넣었다. 그나마 국방부의 짜여진 업무방식, 한미관계의 협상력은 별로 고려되지 않았다. 그러나 대표적인 민간관료 장수만 전 청장은 현재 구속 수감 중에 있다.

방사청의 신통치 않은 일처리로 일자리를 만들 수 있는 귀한 국민 세금만 날리게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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