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수교 50년④교과서문제] 역사왜곡에 더해 경쟁위주·전쟁지지 교육도
[아시아엔=다와라 요시후미 어린이교과서전국네트21사무국장] 아베 정권은 “‘일본을 세계에서 가장 기업이 활동하기 좋은 나라로 만들겠다”며 대기업=글로벌기업(다국적기업)이 국민을 희생시키고 큰 돈을 버는 경제정책(아베노믹스)을 추진하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원전의 재가동과 수출, 무기 수출, 대기업 감세와 소비세 10% 인상, TPP 참가, 사회보장예산의 삭감, 잔업 제로와 파견노동의 규제 완화 등의 노동법제 개악 등이다. 다른 한편 헌법 9조를 파괴하고 집단적 자위권의 행사가 가능하다는 각의 결정을 내리고 일본을 미국과 하나가 되어 해외에서 ‘전쟁하는 나라’로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아베 정권과 자민당이 전후 레짐(체제)을 해체하고 실현하려는 ‘강한 나라 일본’은 9조를 비롯해 헌법을 개악해 미국과 함께 ‘전쟁하는 나라’이다. 아베 정권은 헌법 개악과 함께 개악 이후의 ‘나라의 모습’을 미리 반영해 기정사실화하는 ‘교육재생’ 정책을 추진 중이다. 2006년의 교육기본법은 국가를 위한 교육(국가교육권)을 기본방침으로 하는 헌법과는 상반되는 것이다. 아베 정권의 ‘교육재생’은 그것을 구체화한 것이다. 아베 정권의 ‘교육재생’ 정책은 ‘국가교육권’의 방침을 보다 철저하게 실천하여 교육의 중앙집권화와 국가통제를 모든 분야에서 관철시키는 것이다.
아베의 ‘교육재생’ 정책은 ①글로벌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대기업이 원하는 인재(극소수의 엘리트와 압도적 다수의 순종적인 노동자)의 육성(신자유주의) ②‘전쟁하는 나라’의 인재(국방군의 병사와 그것을 지탱하고 전쟁을 지지하는 사람들) 육성(국가주의)을 지향하고 있다. 교육은 아이들 개개인의 ‘인격 완성’이 목표로, ‘인재(사물)’가 아닌 ‘인간’을 키우는 것인데 그들은 아이들을 ‘인재’로 밖에 보지 않고 있다. 이 ‘교육재생’ 정책은 총리 직속의 교육재생실행회의(실행회의)와 중앙교육심의회(중교심), 자민당의 교육재생실행본부(실행본부) 등에 의해 급속히 추진되고 있다.
한편 아베 총리와 자민당의 교과서 인식은 “수많은 교과서가 자학사관으로 편향되어 있다”(자민당의 선거정책)는 것이다. 따라서 교과서의 ‘자학사관’과 편향을 바로 잡기 위하여 교과서 제도의 개악을 추진하고 있다. 문부과학성은 참모습특별부회의 ‘중간보고’(2014년 6월)에 근거해 ‘교과서개혁실행플랜’을 작성하여(2014년 11월) 교과서검정기준을 개악하였다.
그 내용은 “난징대학살이나 일본군 위안부는 가능한 넣지 말며, 정 다루려 한다면 ‘그것들은 없었다’는 ‘설’도 병기하라, 정부 견해가 있는 것은 그에 맞춰 써라” 등이다. 교과서를 정부의 홍보지로 바꾸어 사실상 ‘국정교과서’ 만들기를 지향하고 있는 셈이다. 더 나아가 검정심사요강도 개악하여 교육기본법 제2조와 학습지도요령의 ‘애국심’ 조항 등에 비추어 중대한 결함이 있다고 간주되면 교과서 내용을 검토하지도 않고 불합격 처리하는 ‘일발 불합격’ 규정을 마련했다. 정부 및 자민당의 입맛에 맞는 교과서밖에 만들 수 없는 제도로 바꾸어 버린 셈이다.
이것들은 출판사에 궁극의 ‘자율 규제’를 요구하는 것이다. 이와 같은 검정기준과 검정심사요강의 개악 및 신설로 인해 일본의 교과서는 더할 나위 없이 ‘국정교과서’로 바뀔 위험성이 더 한층 높아졌다.
근린제국조항을 유명무실· 무효화하다.
시모무라 문부과학장관과 문부과학성은 검정기준 중 ‘근린제국조항’(근린 아시아국가 간에 근현대의 역사적 사실을 다루는 데 있어 국제이해와 국제협조의 견지에서 필요한 배려를 하는 것)은 재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신 검정기준이나 신 심사요강은 일본의 침략 및 가해 사실을 기술하면서 검정에서 수정 및 삭제시키거나 불합격 처리하고 있다. 더구나 역사를 왜곡하는 기술(예를 들어 난징사건이나 위안부 부정설, 오키나와전 집단자결(강제집단사)은 군이 강요한 것이 아니라는 등)도 검정에서 불합격시키려는 속셈을 내비치고 있다. 이러한 신 기준 등으로 인해 근린제국조항은 유명무실·무효화되어 설사 재검토는 없다 하더라도 제 기능을 하지 못하게 된다. 이 검정제도의 개악은 아시아 각국과 국민들 그리고 일본 국민에 대한 국제적 공약인 근린제국조항을 실제로 폐기하는 것과 다름없다.
문부성은 2014년 1월28일, 중학교 사회과목의 지리와 공민, 고등학교의 지리역사 과목의 지도요령해설서 중 일부를 개정하였다. 독도(다케시마)와 센카쿠열도, 북방영토에 대하여 ‘우리나라 고유의 영토’라 명기하고 “북방영토와 다케시마는 각각 러시아와 한국이 불법 점거하고 있다”고 표기하였다.
아베 정권의 폭주는 갈수록 도를 더해가고 있으며 특히 교육분야의 폭주는 급속히 진행되고 있다. 아베의 ‘교육재생’은 전술한 바와 같이 다국적기업=글로벌기업의 인재 육성과 ‘전쟁하는 나라’의 인재 육성을 지향하고 있다. 그리고 교육과 교과서는 그를 위한 도구로 쓰고 있다.
하지만 아베 정권과 국민 사이의 간극은 확대되고 있다. 아베 정권의 아킬레스건인 야스쿠니신사 참배와 ‘위안부’ 문제 등의 역사인식 문제에서는 (일본)국민은 물론 국제사회와의 간극도 벌어지고 있다. 2013년 12월6일 비밀보호법을 강행했으나 즉시 ‘비밀보호법 폐지를 위한 실행위원회’가 출범하여 투쟁이 이어지고 있다. 헌법개악 반대, 탈원전, 소비세 인상· TPP 참가 반대, 사회보장개악 반대, 노동법제 개악 반대, ‘위안부’ 등의 과거사 인식 관련 운동이 전국에서 대규모로 전개되고 있다.
특히 2014년 7월1일, 아베 내각이 헌법 9조 하에서도 집단적 자위권의 행사가 가능하다고 해석을 변경한 각의결정이 내려진 이후, ‘전쟁하는 나라’에 반대하는 여론과 운동은 큰 물결로 퍼지고 있다. 9월29일의 임시국회 개원일에는 “아베 정권의 폭주를 막자!”는 목표 아래 다양한 단체와 개인이 각자의 요구를 결집하여 ‘국회포위공동행동’을 전개하기도 했다.
이러한 운동 중 지난 5월의 ‘5.3 헌법집회’ 때는 광범위한 조직이 참여한 실행위원회를 설립하여 3만명 이상이 참가했다. ‘교육재생’ 반대 운동도 각지에서 학습회와 집회 등 풀뿌리 차원으로 활동이 확산되고 있다. 무엇보다 아베 정권의 ‘교육재생’의 위험성을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는 것이 중요하다.
아베 정권의 폭주에 반대하는 다양한 단체 및 개인과 연대, 연계, 협력하여 아베의 ‘교육재생’ 반대투쟁을 이어간다면 길은 반드시 열릴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