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 140일 휴가, 출산휴직 3년, 정년 70살 ‘꿈의 일터’ 日 미라이공업의 성공비결

[아시아엔=김덕권 원불교문인회 명예회장] MBC에 소개되고 책으로도 나와 제법 유명한 일본의 한 기업이 있다.

지저분한 사장실에서 츄리닝차림(평소에는 팬티차림)으로 연극포스터를 사장실벽에 붙이고 있는 사장의 모습, 미라이공업의 야마다 사장이다. 심심하면 회사를 어슬렁거리면서 자기가 손으로 쓴 표어(전기절약 등)를 스카치테이프로 붙이는 사장. 하지만 이 야마다 사장이 경영하는 미라이공업은 일본 전기설비자재 분야에서 압도적으로 시장점유율 1위의 우량기업이다

미라이공업에 대해 소개하는 내용들은 하나같이 놀랍다. “연간 휴가가 일본에서 가장 많은 회사, 잔업이나 휴일근무가 없기로 유명한 회사, 전 직원 정규직, 정년 70세로 종신고용이 보장되며 정리해고 전무, 위에서 정해져 내려오는 업무목표는 일체 없음.”

휴가는 연간 140일의 공식 휴무일 외에 개인휴가는 별도다. 육아를 위해 3년간 휴직할 수 있다. 그리고 5년마다 전 직원이 해외여행을 떠난다. 꿈에서나 그려볼 수 있을 법한 근무여건이다. 일본 기후현에 위치한 전기설비 제조업체 미라이공업에서 실제로 이뤄지고 있는 일들이다.

전기설비 분야에서는 세계적인 대기업 마쓰시다(옛 내셔널 전기)가 시장 점유율 1위 회사였다. 그런데 이런 강자를 야마다 사장은 자신만의 독특한 경영철학으로 이겼다. 야마다 사장이 사업을 시작할 때는 계란으로 바위를 치는 격이었다. 하지만 그는 미라이공업을 업계 최고의 기업으로 일구며 정말 행복하게 경영하고 있다.

서양의 성과주의 흐름 속에 효율성이 강조되고 인력감축과 구조조정이 비일비재하게 벌어지는 요즘 무한경쟁 속에 구성원 모두를 쥐어짜서 회사의 수익성과 주주 배당금을 올리려는 시대의 한켠에서 미라이공업의 성공 비밀은 무엇인가? “사원이 행복해야 회사가 잘 된다” “회사는 사장의 것도 주주의 것도 아닌 사원의 것”이라는 전혀 엉뚱한 목소리를 내며 승승장구하는 야마다 사장과 미라이공업 성공의 비밀은?

첫째, 유토피아 경영이다. 당근만 주면 된다는 얘기다. 미라이공업을 세운 야마다 사장은 오전 늦게 출근해 속옷 차림으로 사장실에서 그날 그날 배달되는 연극 포스터를 바꿔 끼운다. 좀처럼 사장실 바깥을 나가 공장을 돌아다니는 일이 없다. 일본 전역에 위치한 30여개의 공장과 영업소 중 야마다 사장이 가본 곳은 다섯 곳에 불과하다. 사원들에겐 ‘먹이’만 주면 되지 지시나 감독할 필요가 없다고 말한다. 당근만 있으면 사원들은 스스로 알아서 한다는 것이다.

둘째, 자율경영으로 “인센티브 기반의 성과주의는 가라”는 방침이다. 미라이에는 영업 목표나 생산 목표를 사원들 개개인이 직접 정한다. 성과에 따른 인센티브나 경쟁적인 인사제도도 없다. 야마다 사장은 “기업엔 일을 잘하는 사람 20%와 평균인 사람 60%, 못하거나 안하는 사람 20%로 이루어져 있다”고 말한다. 때문에 효율과 경쟁, 그리고 목표의 강조보다는 사원들을 믿고 맡기고 회사가 직원을 감동시키면 사원은 남들과의 경쟁이 아닌 자기 자신을 위해 노력을 하게 되어있고, 그것은 곧 회사의 성장으로 연결된다는 것이다. 그리고 실제로 미라이공업의 사원들은 자기 자신을 위해 일하는 것이 어떤 결과를 낳는지 보여준다.

셋째, 아이디어 경영이다. 이 회사 제품의 90%가 특허 상품이다. 미라이공업의 1만8000종 아이디어 상품 중에 90%가 특허상품이다. 그것도 사원들이 자발적으로 낸 아이디어로 만든 상품이다. 상품의 대부분은 고도의 전문 기술을 요하는 제품이 아니다. 일본 내 80%를 점하고 있는 전기스위치 박스의 경우, 벽 뒤에 장착하는 제품이다. 기존에는 박스 속 전기장치가 망가지면 어림잡아 벽을 뚫어야 하는 불편을 겪었다. 미라이공업은 이 박스에 알루미늄 테이프를 붙이는 작은 조치로 시장을 장악했다.

휴대용 금속탐지기로 위치를 찾아내 정확히 벽을 뚫을 수 있도록 한 아이디어다. 미라이공업에서 가장 눈에 띄는 구호가 “항상 생각하라”이다. 여타의 다른 기업에서도 많이 볼 수 있는 구호지만 미라이에서 이 구호는 의미가 다르다. 사원들은 1년에 1만여건에 이르는 아이디어를 제안하고 이 제안은 회사 시스템 개선에서 신제품 개발까지 다양하다. 상사에 대한 욕설, 월급 불만을 제외하면 어떤 내용이라도 일단 500엔, 제품에 적용되면 최고 3만엔까지 준다.

넷째, 행복경영이다. 사원이 행복해야 회사가 잘 된다는 얘기다. 2006년 미라이 800명 전 직원은 회사 창립 40주년을 맞아 오스트레일리아로 해외여행을 다녀왔다. 출산을 하면 3년의 출산휴가를 낼 수 있고, 70세까지 아무 걱정 없이 다닐 수 있다. 잔업이나 휴일근무가 없고, 1년에 140일을 쉬는 회사. 왜 이런 복지가 낭비가 되지 않고 성장의 동력이 되는 것일까? 행복한 가정을 지키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회사가 잘 되어야 한다. 사원들이 결코 떠나고 싶지 않은 회사, 그렇기에 반드시 성장시켜야 하는 회사가 미라이공업이다. 회사가 발전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이 회사의 성공 키워드는 바로 ‘나눔, 사랑, 신뢰, 지혜’ 4가지로 요약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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