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카카오 이석우, 핀테크 세미나서 금융당국 규제 ‘작심 비판’···임종룡 금융위 대책 ‘관심’
[아시아엔=이상기 기자] 이석우 다음카카오 공동대표가 정부의 규제를 정면 겨냥해 작심 발언했다. 이석우 공동대표는 지난 15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서강대 금융법센터 주최로 열린 핀테크 학술대회에 패널로 참석해 “중국은 머니마켓펀드(MMF) 위어바오(餘額寶) 잔액이 100조원이라는데 고작 10만원 송금하는 뱅크월렛카카오가 무슨 핀테크냐. 다음카카오를 핀테크 기업이라고 부르는 것 자체가 부끄럽다”며 “울고 싶은 심정”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핀테크 기업을 대표해 이 자리에 앉았는데 내가 자격이 있는지 의문”이라며 “규제 때문에 스마트폰으로 소액의 돈을 보내는 뱅크월렛카카오 서비스 출시에만 무려 2년 반이 걸렸다”며 “한국에 만연한 규제 문화를 바꾸지 않으면 한국 핀테크는 힘들다”고 했다.
이석우 대표는 “뱅크월렛카카오를 처음 기획한 건 카카오톡 한 유저가 아이디어를 보낸 2012년 3월이었다”며 “하지만 금융당국 보안성 심의를 받는 데만 꼬박 1년 반이 걸려 서비스는 한참 뒤에 나왔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특히 “거래 1만건 중 단 한 건의 사고도 나지 말아야 한다는 게 한국의 핀테크 문화”라며 “작은 문제라도 생기면 언론에 대서특필되고 곧이어 금융당국의 촘촘한 규제를 덧씌운다”고 했다. 그는 또 “뒤늦게 규제를 푼다고 하는데 법을 좀 고치고 시행령을 바꿔도 그게 근본적인 대책일지는 모르겠다”며 “큰 기업인 다음카카오도 규제 때문에 이렇게 힘든데 작은 스타트업은 더 말할 필요도 없지 않으냐. 규제당국과 언론은 물론 사회 모두에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이날 세미나에는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축사를 마치고 행사장을 떠난 뒤 이 대표가 패널자격으로 발언해 두 사람이 행사장에서 직접 만나지는 않았다.
한편 이석우 공동대표는 18일 아침 <아시아엔>과 통화에서 “언론에 보도된 대로 얘기한 건 맞지만, 이러다가 찍힐까봐 겁난다”며 “규제 문제는 정부와 민간이 (머리를) 맞대고 풀어가면 좋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