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국헌의 직필] 리퍼트 대사 “같이 갑시다”가 한미동맹에 던지는 메시지
정약용 유배지·’모란이··’ 김영랑 시인?고향?강진 출신 김기종
[아시아엔=김국헌 전 국방부 정책기획관]?미국 대사는 미국 대통령을 대표하는 자리다. 근간에 미국 대사가 외국에서 피습당하는 일이 심심치 않게 일어났지만 한국에서 그런 사건이 터지리라고는 상상하기 힘들었다. 외국인들 사이에 한국은 치안이 안전하기로 정평이 난 곳이다. 피습을 당한 가운데서도 리퍼트 대사가 대범한 모습을 보이는 것은 인상적이다. 4대를 한국에서 산 인요한 박사가 거드는 것도 든든하다. 한미관계는 하루 이틀에 이루어진 것이 아니다. 리퍼트 대사는 네이비 실(NAVY SEAL) 요원으로 두번 아프간전에 참전하였다고 한다.
그가 보인 대범함, 침착함이 내력이 있었다. 리퍼트 대사에게 직접 전화하여 안부를 묻고 격려하는 ‘절친’ 오바마 대통령의 자상함도 인상 깊다. 범인 김기종 우리마당 대표를 제압한 것은 같은 좌석에 있던 새누리당 장윤석 의원이다. 장윤석 의원은 특전사에서 법무참모를 하였다고 한다. 특전사에서 근무하려면 법무관, 목사, 의사라도 공수 기본교육은 필수다. 단도를 들고 날뛰는 흉한을 덮치는 것은 아무나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생각 이전에 ‘특전부대원의 직감‘에서 나온 행동이다. 공인으로서 일을 하려면 병역을 제대로 마쳤는가를 검증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김기종은 그동안 각종 소동에서 안 끼는 데가 없었다. 심지어 국회에서도 활동하였다고 한다. 국회는 아무나 들어갈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김기종과 관계가 있는 국회의원이나 일본대사에게 폭력을 휘두른 그를 집행유예로 풀어준 판사는 대오 각성해야 한다. 김기종이 제압당해 끌려가면서 외치는 소리를 듣고 짚이는 바가 있어 확인해보니 전남 강진 출신이 아닌가? 바로 정약용의 고장이다. 다산이 출생한 곳은 경기도 양주이나 목민심서, 경세유표, 흠흠신서 등 1표2서를 저술한 곳은 18년 동안 유배 가 있던 강진이다. 다산은 다산초당을 근거로 방대한 저작과 함께 육영에도 힘을 기울였다. 그 영향을 받아 근세에 강진에서는 인물들이 많이 나왔다. ‘모란이 피기까지는’의 시인 김영랑도 강진 출신이다. 김기종이 강진 산이라는 것을 알고 호남사람은 슬프다. 부안의 김성수는 현대 한국을 이끈 인재를 키웠다. 박정희 시대 보성의 서민호, 전주의 이철승, 광주의 정성태 등은 호남의 어른이었다. 박정희 독재가 강퍅해짐에 따라 야당에서도 이런 어른들이 설 자리가 좁아들었다.
호남은 점점 호민(豪民)들이 날뛰는 고장이 되어갔다. 김기종의 발호는 충분히 예견되었던 바다. 신임 이병호 국정원장의 책임과 역할이 무겁다. 외국인들의 한국 치안에 대한 신뢰가 이번 사고를 낳았다. 대통령만이 엄중한 경호대상이 아니다. 그동안 느슨해진 공안기관, 보안기관들의 기강과 효율을 다잡아야 한다. 비온 뒤에 땅이 굳는다. 한미동맹은 누구도 건들지 못한다. 그런 점에서 리퍼트 대사가 트위터에 한글로 올린 “같이 갑시다”란 말이 더 와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