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국헌의 직필] 이승만-박정희, 모택동-등소평, 그리고 ‘국제시장’
[아시아엔=김국헌 전 국방부 정책기획관] 6.25전쟁 중 전사한 중국군 유해를 발굴, 감식, 수습하는 작업을 보고 왔다. 모든 절차가 철저하고 성의와 예의를 다하고 있었다. 감식은 DNA검사까지 하고 있었다. 나중에 중국에서 보내온 관에 입관시켜 의장행사를 거쳐 중국에 송환한다고 한다. 중국 하이난도에서 온 손님들도 감동한 빛이 역력했다. 일본이 대동아전쟁에 징용으로 끌고 간 조선인 노동자들을 항복하고 나서도 돌려보내지 않고 죽창으로 몰살하여 묻은 천인갱(天人坑)이 발견되었다. 이들의 유골이라도 돌아오게끔 하는 작업에 해남도의 화인연맹(華人聯盟)이 적극 협조하기로 하였는데 회장 일행이 이번에 참여한 것이다.
그동안 당국이 여기에 쏟은 정성과 공력을 충분히 가늠할 수 있다. 그들의 노고를 치하한다.
양의 동서, 종교에 따라 죽은 사람을 제사지내는 모양은 여러 가지가 다르다. 이슬람은 죽은 지 하루 만에 아무 표지도 없이 묻어버린다. 그러나 예로부터 동방예의지국 예학의 나라인 조선에서 상례와 제례는 정성을 다했다. 조선 왕릉은 유네스코 문화유산에 등록되어 있다. 서울의 동북 태강릉에 가면 왕실의 장례법도를 자세히 볼 수 있다. 중국에서 온 손님들은 이러한 전통을 이어 받은 한국인의 정성에 감동한 것이다.
국립박물관은 어느 나라나 지성소(至聖所)다. 이승만 대통령은 정전이 되자마자 나라의 전 역량을 기울여 1955년 동작동에 국군묘지-오늘날 현충원-를 조성하였다. 노산 이은상은 이렇게 헌사를 바쳤다. 여기서 산 자와 죽은 자가 함께 된다.
여기는 민족의 얼이 서린 곳/ 조국과 함께 영원히 가는 이들/ 해와 달이 이 언덕을 보호하리라.
같은 기간에 미8군은 청계산에 원자탄 공격에도 견딜 수 있는 지하 전쟁지도본부를 완성시켰다. 죽은 자와 산 자를 위한 준비가 아울러 이루어진 것이다.
위안부 문제-성노예-는 마지막 생존자가 살아있는 동안이 유효기간이 아니다. 바라기는 하루 빨리 일본의 성의 있는 진사를 받아내야 하지만, 그 이후라도 고혼을 달래는 노력은 계속되어야 한다. 아직 피지도 않은 소녀들을 짓밟은 만행은 천인공로할 일이다. 미국에서도 이 문제에 대한 일본의 역사왜곡에 대해 분노하는 소리가 터져나오고 있지 않은가? 일본은 하늘 높은 줄을 알아야 한다. 아니 미국 무서운 줄을 알아야 한다.
이제 와서 이승만, 박정희 대통령에 대한 훼예포폄(毁譽褒貶)은 예의가 아니다. 여기에 대해서는 등소평이 모택동에 대하여 내린 ‘공 7. 과 3’이 적합하고 슬기롭다. 나라를 세우고, 나라를 일으킨 이 분들의 공로에 대해서 우선 잘 알아야 한다. 신화로서는 충분하지 않다. 학생들에 대해서 사실(史實)을 정확히 가르쳐야 한다. 영화 <국제시장>이 불러일으키고 있는 반향이 무엇을 뜻하는가? 오직 진실만이 너희를 자유롭게 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