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은행 금산분리 고집하면 경제속국”

삼성증권 보고서 주장 ?”시중은행 기득권만 유지 우려”

[아시아엔=편집국] 삼성그룹 계열사인 삼성증권이 최근 금융업계의 최대 화두로 떠오른 인터넷 전문은행에 대한 보고서를 내면서 이에 한해 금산분리 규제를 풀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인터넷 전문은행에 금산분리를 고집할 경우 도입효과가 거의 없을 뿐 아니라 시중은행들의 기득권만 유지시키고 해외 기업의 경제 속국으로 전락하는 최악의 결과를 낳는다는 것이다.

삼성증권은 29일 ‘인터넷 전문은행 도입에 따른 국내 금융의 미래’ 보고서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삼성증권은 현재와 같이 엄격한 금산분리와 금융전업주의를 고수한다면 인터넷 전문은행 설립 주체는 기존 시중은행에 국한될 것이라고 밝혔다.

재벌그룹은 물론 네이버, 다음 등 ICT(정보통신기술) 기업, 키움증권 등 산업자본이 소유한 금융기관도 참여할 수 없기때문이란 이야기다.

현행 은행법은 산업자본의 은행지분율을 4%로 제한하고 있고, 비금융 계열사의 자본 총액이 총 자본의 25% 이상이거나 자산총액이 2조원을 초과하는 비금융 주력사는 대주주 자격을 갖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이같은 제한을 계속 유지하면 시중은행들은 고객 잠식을 야기할 수 있는 인터넷 전문은행에 적극 나설 이유가 없어 대규모 투자보다는 온라인 뱅킹을 확장하는데 그칠 가능성이 크다고 삼성증권은 진단했다.

삼성증권은 이는 해외 대규모 자본이 국내 금융시장에 진입할 경우 경쟁력 부족으로 시장이 잠식당하면서 장기적으론 경제 속국화를 초래할 우려가 있다고 주장했다.

삼성증권은 “일각에선 예전 해외 시중은행의 국내진출 실패를 거론하는데, 지금은 금리하락으로 소비자들이 가격에 매우 민감해진 상황”이라며 “교차판매 여력이 커진 해외 기업들이 높은 수익률을 제공할 여지가 월등히 커졌다”고 밝혔다.

삼성증권은 또 금산분리와 전업주의 규제를 일부 해제할 경우에도 정도는 다르지만 비슷한 문제는 여전히 남는다고 지적했다.

대기업 계열 금융사들은 역차별 심화로 인해 본업까지 위축돼 리스크가 높아질 수 있다는 것이다.

반면 금산분리와 전업주의가 전면 해제될 경우 다양한 형태의 인터넷 전문은행이 출현해 소비자들의 후생이 가장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비은행과 은행, 비금융과 금융 간의 다양한 복합 금융서비스를 받을 수 있고 온라인 채널 활용 및 패키지 상품 등장으로 금융상품 구입에 따른 수익률이 높아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경우 일본의 소니뱅크가 가장 성공 가능성이 큰 모델이라고 제시했다.

은행을 제외한 전 금융산업에서 수위를 점하고 있는 산업자본이 소니뱅크와 유사한 전략을 취한다면 이미 그룹차원에서 확보한 고객의 전환을 통해 이른 시일내 규모의 경제를 달성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우량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빠르게 자산을 늘려갈 수 있으며 금융계열사 상품의 교차판매 과정에서 비용을 절약하고 산업 부문과의 협업을 통한 시너지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를 놓고 금융업계에선 증권과 보험, 카드, 자산운용 등 은행을 제외한 대부분의 금융계열사를 보유하고 있는 삼성그룹을 염두에 둔 주장이 아니냐는 시각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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