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카오 카지노도 중국 ‘반부패’ 정책으로 ‘꽁꽁’
FT보도 “부유층 공개적 도박에 불안감”
[아시아엔]중국 시진핑(習近平) 행정부가 서슬 퍼렇게 추진 중인 반(反)부패 정책의 여파로 마카오 카지노의 수입이 급감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 인터넷판이 5일 보도했다.
신문은 5개월 연속 하락세를 보이던 마카오 카지노의 수입이 지난 10월에는 작년 동기 대비 23%나 감소하면서 역대 최대 폭으로 떨어졌다며 이같이 전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마카오 카지노는 중국 정부 반부패 정책의 영향을 크게 받지 않는 곳으로 인식됐으나 최근 들어서는 점점 사정의 강도가 세지면서 중국 부유층들이 마카오에서 공개적으로 도박을 하는 것에 불안감을 느끼게 됐다.
시 주석이 2012년 집권 이후 중점적으로 추진해온 반부패 정책은 수백 명의 관리들을 낙마시켰고 그 중에는 마카오 카지노의 ‘큰손’인 광둥성(廣東省) 관리들이 다수 포함돼 있다.
이런 반부패 정책의 심각성이 한층 선명하게 드러난 것은 올해 들어 시 주석이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상무위원을 지낸 저우융캉(周永康)을 정면 겨냥하면서부터다.
시 주석의 이런 행보는 과거 덩샤오핑(鄧小平)이 도입해 불문율처럼 이어져 온 ‘핵심 지도부는 수사 대상으로 삼지 않는다’는 원칙을 깨뜨리는 것이었다.
전문가들은 시 주석이 마카오 반환 15주년 행사에 맞춰 다음달 12월 마카오를 방문할 계획이라는 사실을 언급하며 올해 마카오 카지노의 실적이 계속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만약 다음달까지도 계속 수입이 감소한다면 마카오는 스티브 윈이나 셸던 아델슨, 제임스 패커와 같은 외국 카지노 업자들에게 시장을 개방한 지 10여 년 만에 처음으로 연간 수입이 감소하는 기록을 세우게 될 전망이다.
‘윈 마카오’ 카지노 회장인 스티브 윈은 올해 초만 해도 중국 정부의 반부패 정책이 자신의 마카오 카지노 사업에 미치는 영향이 거의 없을 것이라고 말했지만, 최근 윈 마카오는 VIP 고객 수입이 17% 감소하면서 3분기 실적이 하락했다고 발표했다.
이런 충격의 여파로 4일(현지시간) 홍콩증시에서 샌즈 차이나와 윈 마카오, 갤럭시 등 주요 마카오 카지노 기업의 주가는 3% 이상 하락했다고 신문은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