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공공기관, 수익성 악화에도 인건비 ‘펑펑’
총수익 반토막에도 민간금융회사보다 1.2배 많아’
[아시아엔=박영준 기자] 금융공공기관의 수익성이 악화됐음에도 인건비 수준은 민간금융회사를 크게 웃도는 것으로 조사됐다.
7일 감사원이 공개한 ‘공공기관 경영관리 및 감독실태’에 따르면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한국거래소 등 13개 금융공공기관들의 연간 총수익은 지난 2009년 6조3000억원에서 지난해 3조1000억원 수준으로 떨어졌다.
그러나 이들 13개 기관의 1인당 평균 인건비는 8954만원으로 민간금융회사(정규직 기준) 7335만원의 1.2배, 다른 공공기관의 1.4배에 달했다.
국책은행인 산업은행의 지난해 인건비는 평균 8902만원으로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평균인 7902만원보다 12.6% 높았다.
한국거래소의 경우 1억1298만원으로 4개 민간증권사(우리·한화·유진·KTB투자증권) 평균인 6770만원보다 66.9%나 높았다.
이 가운데 민간금융회사의 평균 인건비는 지난 2011년 이후 정체되다 지난해 하락세를 보였다.
반면 금융공공기관의 인건비는 계속 인상돼 지난 2011년 700만원 수준이던 인건비 격차가 지난해 1610만원으로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근속연수별 인건비도 15년차 이후 격차가 더욱 벌어졌다.
수출입은행의 근속 25년 근무자 인건비는 1억5755만원으로 4대 시중은행 평균(1억1400만원)보다 38% 높았다.
거래소는 1억4749만원으로 민간증권사 평균(9630만원)보다 53% 높은 수준을 보였다.
금융공공기관은 근무환경도 훨씬 우수했다. 금융공공기관의 근속연수는 평균 25.9년으로 민간금융사보다 평균 4.2년 길게 근속하고 있다.
근로시간도 4대 시중은행은 1일 8시간인 반면 국책은행은 7~7.5시간으로 운영하고 있다.
수출입은행 등 6개 기관은 근로기준법상 연차유급휴가 25일 이외에도 안식년휴가 등 특별휴가제도를 계속 운영하고 있었으며 연차휴가보상금으로 연간 43억원이 집행됐다.
기업은행 등 4개 기관은 구조조정 명목으로 희망퇴직자에게 잔여급여의 최대 125%까지 특별퇴직금을 지급하는 등 최대 4년간 867명에게 1772억원을 지급한 것이 감사 결과 드러났다.
감사원 관계자는 “금융공공기관은 경영환경 면에서 독점에 의한 경쟁 부재와 정부의 손실보전 등의 이점이 있으며, 민간금융회사보다 높은 직업 안정성과 상대적으로 짧은 근무시간을 누리고 있다”며 “그럼에도 직원들의 보수는 민간금융회사보다 많고 격차 또한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