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시위대-친중국단체 곳곳 충돌
민주적 선거를 요구하면서 7일째 도심을 점거중인 홍콩 시위대가 4일 친중(親中) 성향 단체와 곳곳에서 충돌했다.
현지 매체들에 따르면 친충 성향 단체 ‘센트럴점령 반대’ 회원들은 이날 애드미럴티(金鐘)와 완차이(灣仔), 애드미럴티(金鐘), 몽콕(旺角) 등지에서 시위대와 말다툼을 벌였다.
시위대의 ‘노란리본’ 운동에 맞서 ‘파란리본’을 단 친중 성향 단체 회원들은 시위대와 승강이를 벌이는 동안 언론 취재를 방해했다.
전날 시위대와 센트럴점령 반대측 간 물리적 충돌로 18명의 부상자가 발생한 몽콕에서는 이날 충돌이 재발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현지 언론의 영상장비가 물통에 맞아 파손됐지만, 부상자는 보고되지 않았다.
홍콩기자협회는 이날 성명을 내고 “여기자가 한 남성이 휘두른 단단한 물체에 팔을 맞는 등 기자 여러명이 다쳤다”며 “상황이 허락하면 폭행 장면을 촬영해 경찰에 신고하겠다”고 경고했다.
외신기자클럽도 기자 폭행에 대한 비난 성명을 발표했다.
전날 밤 몽콕(旺角)에서 시위대가 폭행당한 사건과 관련, 범민주파 입법회(한국 국회격) 의원들은 기자회견을 통해 정부와 중국계 폭력조직 삼합회(三合會)가 조직적으로 폭행을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라이 보안국장은 경찰이 중국계 폭력조직 삼합회(三合會)와 결탁했다는 의혹을 부인하고, 폭력이 사전 계획된 것인지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날 정부와의 대화 중단을 선언한 학생 시위대는 정부에 몽콕 충돌에 대한 추가 설명을 요구했다.
대학 학생회 연합체인 홍콩전상학생연회(香港專上學生聯會)의 알렉스 차우(周永康) 비서장은 기자회견에서 “정부가 어떤 대답을 내놓을지 지켜보고서 대화의 여지가 남아있는지를 판단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홍콩 당국은 주말을 맞아 시위 참가 인원이 많이 늘어났고, 시위대와 신충단체와의 마찰이 발생한 점을 감안해 경찰을 증강 배치했다.
시위대가 지난 3일 이후 포위한 애드미럴티(金鐘) 행정장관 판공실 앞에는 전투경찰 80명을 포함해 150명의 경찰이 도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판공실 주변에서 경찰과 대치 중인 시위대는 체포될 때 대응 요령을 익히는 등 경찰과의 충돌에 대비하고 있다. 홍콩=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