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 민담 히르와 란자 애절한 사랑, 영화 단골 소재
파키스탄 전통문화는 신드·푼자브·팍툰카·발로치스탄 4개 주를 비롯한 여러 부족의 민요·민담·미신·전설·풍습·속담과 전통을 아우른다. 파키스탄 민속문학은 구전을 통해 내려왔다. 이들은 종교적 개념과 도덕적 가치, 정치적 입장을 드러내기도 하고 당시의 시대상황을 기록하고 있다. 또한 예능의 기능을 하기도 했다. 공공 행사나 축제에서 이야기꾼이나 마을 원로들은 자기 마을의 수많은 이야기와 전통을 충실히 전달했다. 이들 중 몇몇은 지역의 성지나 성인, 우주론 같은 근원적인 담론도 담고 있다.
파키스탄의 전통문화는 여러 민족의 언어와 전통, 그리고 종교에 의해 형성되었다. 가장 인기 있는 민담 중에는 가족과 사회의 전통과 남녀간의 비극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이런 민담은 극도의 ‘남존여비’ 풍속에 굴복하지 않는 절대사랑을 담은 여성들을 캐릭터로 하고 있다.
푼자브 지역의 대표적 민담은 히르와 란자의 러브 스토리다. 청년 란자는 집을 떠나 아름다운 히르의 마음을 얻는다. 히르는 란자의 아름다운 플루트 음악에 매료된다. 란자가 은둔에 들어간 사이 히르의 가족은 그녀를 다른 남자와 강제로 결혼시킨다. 이에 란자와 히르는 몰래 도망을 친다. 히르의 아버지가 란자와의 결혼을 마침내 허락하자 그녀의 오빠와 시기심 많은 삼촌 카이두는 이 둘을 떨어트리기 위한 계략을 세운다. 그들은 히르에게 독이 든 음료를 먹인다. 이틀 후 란자는 결혼식에서 히르가 죽은 소식을 듣고 자신도 그녀 무덤 옆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 이 이야기는 노래·영화·드라마에 자주 등장한다. 거기서 란자와 히르는 낭만적이며 헌신적인 남녀를 상징한다.
신드주에서는 일곱 여왕의 민담이 유명하다. 일곱 여왕은 16세기 유명한 시인 샤 압둘 라티프 비타이의 시에 나오는 여성 캐릭터들을 가리킨다. 그의 시집에서 이들은 왕족으로 나온다. 일곱 여왕은 정직, 진실, 독실 그리고 충실 등의 가치들을 대변한다. 이들은 또 사랑을 위해 목숨을 아끼지 않는 용맹함으로도 유명하다. 일곱 여왕 이야기는 신드주의 여성들로 하여금 억압에 맞서 자신들의 사랑과 자유를 스스로 선택하도록 용기를 주기 위해 구전되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