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심, 외국식품 국내 유통 ‘앞잡이’
20여곳과 제휴…”정부 상생정책에 역행”
[아시아엔=진용준 기자] 농심이 대형 외국 식품기업들이 국내 시장에 진출하기 위한 유통망 지원에 ‘앞장’서고 있다.
이를 두고 정부의 중소기업 상생·협력에 역행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농심은 24일 이탈리아 PVM(Perfetti Van Melle)사와 세계적인 캔디 브랜드 ‘멘토스’의 국내 판매 계약을 체결했다.
오는 11월부터 멘토스는 농심의 유통채널을 통해 대형마트와 편의점 등에 공급된다.
앞서 멘토스는 국내 중소기업에 의해 수입·판매돼 왔다.
A모 중소기업의 지난해 멘토스 매출은 약 140억원을 기록했다.
그러나 농심과 멘토스가 국내 유통망 확대를 위한 전략적 제휴를 맺게 됨에 따라, 멘토스의 국내 판매는 대기업이 맡게 됐다.
현재 농심은 외국 식품기업 20곳과 전략적 제휴를 맺고 국내 판매·공급을 확대하고 있다.
농심은 지난해 8월 세계적인 식품업체 네슬레와 전략적 제휴를 맺고 킷캣(Kitkat) 등 5개 상품군을 판매하고 있다.
이밖에 농심은 세계적인 포도주스 브랜드인 미국의 웰치주스와 카프리썬, 하우스카레, 켈로그, 바릴라, 튤립햄 등 글로벌 식품브랜드를 국내에서 판매하고 있다.
농심은 외국 식품기업 상품의 국내 판매를 통해 한해 평균 총매출 2조원 가운데 2000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중소기업이 글로벌 경쟁력을 가질 수 있도록 해외마케팅 지원과 정책자금, 컨설팅·기술지원에 나서고 있으나, 국내 대형 식품제조업체가 외국 대기업과 함께 국내 식품업계를 잠식해 나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농심 관계자는 “세계적인 경쟁 상황 속에서 품질이 좋고, 안전하고 가격도 싼 제품이 있다면 어디서든 팔 수 있다”며 “필요에 의해 전략적 제휴를 하는 것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