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일 기업 ‘추락’ 미국기업 ‘굳건’
한국과 중국, 일본 등 아시아 국가에서 주요 기업들의 가치가 1년 새 하락한 반면 미국 기업들은 약진하고 있다.
3일 블룸버그가 집계한 시가총액 기준 세계 500대 기업 순위에 따르면 일본 기업들은 추락했다.
500대 기업 가운데 일본 기업(전날 기준)은 모두 31개로 1년 전(35개)보다 4개 줄었다.
주요 기업들의 순위도 일제히 후퇴해 20위권 안에 든 일본 기업은 단 한 곳도 없었다.
지난해 유일하게 20위 안에 들었던 도요타(17위)는 22위로 뒷걸음쳤다.
미쓰비시 UFJ(83위→109위), 소프트뱅크(100위→101위), NTT 도코모(112위→124위)도 순위가 밀려났다.
자동차업체인 혼다와 닛산도 각각 164위, 252위를 기록해 1년 전보다 39계단, 53계단 떨어졌다.
일본 기업의 추락은 주로 올 들어 일본 증시가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 닛케이평균주가는 지난 한해 56.7% 올랐지만 올해 들어서는 약세(연초 대비 3.82% 하락)를 보이고 있다.
최근 일본의 수출과 소비 지표가 동반 하락세를 보여 ‘아베노믹스’의 약발이 떨어져 가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일본의 소비지출은 올해 4월 소비세율이 5%에서 8%로 인상된 이후 4개월 연속 감소했다.
중국의 경우 시총 기준으로 500위 안에 든 기업 수가 23개로 1년 전(22개)과 비슷했지만 기업 순위는 대체로 하락했다.
1년 전 각각 10위와 11위에 이름을 올린 중국석유(페트로차이나)와 중국공상은행은 16위, 19위로 미끄러졌다.
중국건설은행(23위→28위), 중국농업은행(39위→51위), 중국은행(46위→57위) 등도 하락했다.
다만 인터넷·게임업체 텅쉰(騰訊·텐센트)은 74위에서 42위로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한국의 시총 상위주들도 줄줄이 하락했다.
삼성전자는 25위에서 33위로, 현대차도 178위에서 215위로 밀려났다.
포스코(398위→436위)와 현대모비스(409위→453위)도 순위가 떨어졌고 기아차는 1년 전 415위에서 아예 500위 밖으로 밀려났다.
대신 SK하이닉스(374위)와 한국전력(478위)이 500위권 안에 진입했다.
미국 기업들은 굳건하게 자리를 지키고 있다.
애플(1위)과 엑손모빌(2위), 구글(3위), 마이크로소프트(4위), 버크셔 해서웨이(5위), 존슨앤존슨(6위)이 1년 전과 그대로 1∼6위를 유지했다.
세계 10위 기업 가운데 로열 더치 셸(네덜란드·8위), 노바티스(스위스·10위)를 제외한 8곳이 미국 기업이었다.
500대 기업 가운데 미국 기업 수는 202곳으로 1년 새 13곳 늘었다.
올해 들어 미국의 경기 회복이 가시화하면서 기업들의 가치도 많이 오른 것으로 분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