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 3년생이 ‘알자의 소리’를 외치는 이유

알자의 소리 학생들이 경복궁 앞에서 가두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글/조연수(하나고 3년) 사진/한상우(하나고 2년)

벌써 알바지킴이 청소년리더 활동을 한 지 2년이 다 되어 간다. 봉사활동으로 시작한 것이지만, 이 활동을 통해서 봉사보다도 훨씬 많은 것을 얻었다. 사실 고등학교에 입학할 때까지만 해도 이러한 활동이 존재한다는 사실도 모르고 있었다. 알바지킴이 청소년리더에 대해 알게 된 것은 우연한 계기를 통해서였다. 고등학교 1학년 경제 시간에 지금 함께 알바지킴이 청소년리더 활동을 하고 있는 건영이와 같은 반이 되었다. 건영이가 “아르바이트를 하는 청소년의 근로권익을 지켜 주는 봉사활동을 하고 있는데, 관심이 있는 친구들이 있다면 함께 활동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또래 친구들의 권리를 직접 지켜줄 수 있다는 점에서 관심이 갔다.

당시는 모르는 친구에게 불쑥 같이 활동하자고 말하기가 쑥스러워 망설였지만, 그때 용기를 내지 못했더라면 지금 많이 후회하고 있을 것 같다. 알바지킴이 청소년리더는 고용노동부에서 청소년 근로조건을 홍보하기 위해 선발한 중고등학교 학생들로, 6월부터 8월까지 3개월간 온-오프라인 공간을 통해 청소년 근로조건 보호규정에 대해 홍보활동을 하게 된다. ‘알자의 소리’는 작년에 건영이와 다른 친구 2명과 함께 만든 팀이다. 청소년 근로자들의 권리를 대변하여 목소리를 내자는 뜻에서 ‘청소년 근로자의 권리(right of junior albeit)’의 앞글자를 딴 ‘rja’에 착안하여 짓게 되었다. 올해 활동하는 5기 알자의 소리 팀은 2학년 건영이와 나, 그리고 새롭게 활동을 시작한 1학년 주이, 수연이, 상우, 현화로 구성되어 있다.

우리가 하는 활동은 크게 온라인상 활동과 오프라인 활동으로 나누어진다. 온라인으로 하는 활동은 청소년 고용노동법에 대한 지식을 인터넷상으로 알리는 것이다. 알자의소리 팀원들은 블로그(http://blog.naver.com/rjasound)를 통해 아르바이트에 대한 다양한 정보와 뉴스, 청소년 근로권익 홍보 UCC, 웹툰 등을 매일 번갈아 가며 게시하고 있다. 또한 청소년들이 근로권익에 대해 보다 쉽게 알아갈 수 있도록 ‘청소년 알바 10계명’을 내용으로 한 패러디 사진, 인기 연예인들이나 만화 속 주인공들이 서로에게 아르바이트에 대한 질문을 하는 형식의 가상인터뷰 등을 직접 만들어 올리고 있다. 네이버지식in에 연소근로자의 아르바이트와 관련된 질문이 올라오면 쪽지나 메일을 통해 답변을 하기도 한다.

오프라인 활동은 매월 제시된 미션을 수행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6월의 미션은 ‘교내홍보’였는데, 이 미션을 수행하기 위해 1, 2학년 친구들에게 팸플릿을 나누어 주며 알바 10계명에 대해 설명했다. 또한, 직접 교내 방송에 출연해 알바지킴이 청소년리더 활동과 알자의소리 팀을 홍보하기도 했다. 7월의 미션은 ‘가두캠페인’이었다. 팀원 모두 기숙사에 살다 보니 작년부터 이 미션을 어떻게 수행해야 할지에 대한 고민이 많았다. 결국 주말을 이용해 학교와 가까운 시내에서 홍보를 하고, 방학 중에는 자주 만나 사람이 많은 지하철역이나 경복궁 앞, 남대문시장 등에서 홍보활동을 했다. 올해에는 알바 10계명이 담긴 부채를 주문제작해서 홍보에 이용했는데, 작년보다 훨신 많은 분들이 호응해 주셔서 뿌듯했다.

돌이켜 보면, 활동에 아쉬움이 전혀 남지 않는 것은 아니다. 고교 1년 때는 중학교 1학년 때부터 활동을 계속해 온 건영이를 제외하고 모두 처음 활동을 시작한 친구여서 가두캠페인이 굉장히 어색하게 느껴지기도 했고, 블로그를 어떻게 운영해야 할지 고민이 많았다. 하지만 그러한 경험이 모여서 2학년 때 더욱 열심히 활동할 수 있는 바탕이 되었다. 무엇보다도 값진 것은 나 스스로가 청소년들의 근로권익에 대해 정말 많이 알게 되었다는 점이다. 활동을 시작할 때는 고용노동법이나 근로기준법에 대해서 알고 있는 것이 전혀 없었다. 그러나 활동을 하다 보니 인터넷상으로 받는 질문에 답을 하려 해도 전문적인 지식을 요구하는 경우가 정말 많아 필요한 자료를 스스로 찾아보는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청소년 아르바이트 관련 책은 거의 없어 주로 인터넷 국회도서관을 이용해 팀원들과 함께 학생들의 아르바이트 실태나 아르바이트와 청소년생활 사이의 관계, 보호대책, 제도적 지원방안에 관한 논문을 찾아서 읽었다. 1년 넘는 기간 동안 관련 논문을 읽고, 아르바이트 관련 뉴스를 블로그에 포스팅한 지금은 청소년 아르바이트에 관해서는 웬만큼 잘 알고 있다고 자신할 수 있다.

알바지킴이 청소년리더 활동은 나에게 의미 있는 봉사활동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주었고, 정신적으로 성장하는 계기가 되었다. 다른 팀원 모두, 그리고 알자의소리가 아닌 다른 팀에 속해 있는 모든 학생들도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금년 알바지킴이 청소년리더 활동은 9월이면 끝나지만, 앞으로도 알바지킴이 청소년리더 활동을 계속하려 한다. 꾸준한 노력을 통해서 보다 많은 청소년들이 자신의 권리를 정확히 알고, 스스로 지켜나갈 수 있도록 돕는 것, 얼마나 보람있는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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