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정부 들어서도 공공부문 ‘적자’
경기활성화 정책 따라 더 늘어날 가능성
박근혜 정부 첫해인 지난해도 공공부문이 적자를 냈다. 이명박 정부 시절 대규모 토목 국책사업에 공기업을 동원하면서 5년 내리 적자를 보인 데 이어 6년째다.
한국은행은 31일 ‘2013년 공공부문 계정(잠정치)’ 자료에서 지난해 공공부문의 총수입은 670조5천억원, 총지출은 680조4천억원인 것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공공부문 계정은 지난 4월 처음 도입한 공공부문의 손익계산서 성격 통계로, 당시는 2007∼2012년 통계를 다뤘으며 이번에는 일반 정부(중앙 및 지방정부, 사회보장기금) 5170개, 공기업(금융·비금융) 189개 등 공공부문 5359개 기관의 지난해 경제 활동을 집계했다.
지난해 공공 부문의 총수입에서 총지출을 뺀 저축투자차액은 9조9천억원의 적자를 냈다.
적자 규모는 2012년의 5조원보다 커졌다.
저축투자차액은 2007년에는 17조6천억원의 흑자였으나 이명박 정부 시절인 2008∼2012년에는 내리 적자를 보였다.
비금융 공기업이 4대강 살리기, 혁신도시 건설, 보금자리주택 등 대규모 토목 국책사업에 동원되면서 공공부문의 지출이 수입을 초과해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다만, 지난해는 공공부문 총지출이 전년보다 1.5%(10조1천억원) 늘어나는 데 그쳐 증가율은 전년(3.6%)보다 둔화됐다.
2008∼2012년 공공부문의 총지출 증가율은 연평균 7.9%에 달했다.
이에 따라 한국 경제의 규모에 견준 공공부문의 씀씀이 수준을 보여주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공공부문의 총지출 비중은 지난해 47.6%로 낮아졌다.
이 비중은 2010년 47.7%에서 2011년 48.5%, 2012년 48.7% 등으로 해마다 상승해왔다.
한은은 공공부문의 총지출 증가율 둔화와 관련, “일반정부와 금융 공기업이 각각 세수 감소, 예대마진 축소로 수입이 줄어 공공부문의 지출여력이 축소된 영향도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공공부문의 총수입은 0.8%(5조2천억원) 늘어나는 데 그쳤다.
특히 일반 정부는 총수입이 462조7천억원으로 전년보다 0.5% 줄었다. 일반 정부의 총수입감소는 통계 편제 이래 역대 처음이다. 지난해 세수가 법인세 감소 등으로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 줄어든 탓이다.
일반 정부의 총지출은 450조2천억원으로 0.1% 줄었으며 저축투자차액은 12조5천억원의 흑자였다.
금융공기업은 총수입(36조원)은 5.5% 줄고 총지출(34조1천억원)은 4.7% 감소해 저축투자차액이 1조9천억원의 흑자를 보였다.
비금융 공기업은 한국전력, 한국가스공사 등 일부 에너지 공기업의 요금인상에 힘입어 지난해 총수입(177조3천억원)이 6.8% 늘었다.
그러나 총지출(201조6천억원)은 에너지 공기업의 투자지출과 토지매입이 늘면서 7.7% 증가했다.
결국 저축투자차액의 적자 규모는 24조3천억원으로 전년(21조3천억원)보다 늘었다.
이처럼 수입보다 지출이 많은 상황이 이어지면 부채 증가로 이어진다.
이미 2012년 한국 비금융공기업의 GDP 대비 부채 비율은 28.3%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해당 통계를 낸 7개국 가운데 일본(30.8%)에 이어 두 번째로 높다. 캐나다(14.6%), 포르투갈(11.5%), 호주(8.4%), 멕시코(5.6%), 영국(2.1%) 순이다.
금융사를 포함한 전체 공기업의 GDP 대비 적자(저축투자차액) 비율도 한국(-1.4%)이 비교 가능한 6개국 가운데 최악이었다.
더욱이 정부는 최근 내수 활성화 등을 위해 기금, 금융공기업 등을 활용해 거시정책을 확장적으로 운용한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최경환 경제부총리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적어도 내년까지는 확장적인 관점에서 경제정책을 운용할 것이라는 견해도 제시했다.
이에 따라 공공부무 부채가 더 늘어날 것으로 우려된다.
정부가 지난 2월 발표한 2012년 말 현재 공공부문(금융공기업은 제외) 부채는 일반정부 504조6천억원, 비금융공기업 389조2천억원 등 821조1천억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