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계열사 실적 나빠도 배당 더할까
삼성그룹의 상장 계열사 11곳 중 8개사는 올해 2분기에 시장 기대치를 밑도는 실적을 발표했다.
그러나 그룹 전반으로 확산된 실적 부진이 삼성그룹주의 주가 발목을 붙잡지는 못했다. 배당 확대에 대한 기대감에 삼성전자를 비롯한 대부분의 계열사 주가가 올라 한 달 새 그룹 전체 시가총액이 17조원이나 불어났다.
31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전날까지 2분기 실적을 발표한 삼성그룹 상장 계열사는 모두 13개사였다. 주식시장에 상장된 삼성그룹 계열사 16곳 중에 일부 금융 계열사(삼성증권·생명·화재)를 제외한 모든 곳이 실적을 발표했다.
2분기 실적을 발표한 기업 중 증권사 리서치센터가 실적 발표 이전에 전망치를 내놔, 시장 기대치와 실제 실적을 비교할 수 있는 상장사는 모두 11곳이다.
이들 11개 상장사 중 시장 기대치를 웃도는 2분기 실적을 낸 곳은 삼성중공업, 삼성엔지니어링, 삼성카드 등 3개 뿐이다. 나머지 8곳은 시장 기대치를 훨씬 밑돌았다.
특히 삼성SDI는 연결기준 2분기 7억3700만원의 영업이익을 내는데 그쳐 시장 기대치(233억9천만원)를 크게 밑돌았다. 삼성전기도 2분기에 501억원 수준의 영업이익을 낼 것으로 전망됐지만, 실제로는 212억원에 머물렀다.
매 분기 실적 발표의 ‘첫 단추’격인 삼성전자부터 7조2천억원이라는 실망스러운 영업이익을 발표하며 8조원대 초반까지 눈높이를 낮춘 시장의 기대를 다시 한번 저버렸다.
이밖에 삼성테크윈(실제 영업이익 228억원·시장 기대치 388억원), 호텔신라(329억원·383억원), 에스원(404억원·447억원) 등도 시장의 기대치를 하회했다.
그러나 삼성그룹의 전반적인 실적 부진에도 주가는 강세를 보이고 있다.
삼성그룹 상장 계열사 16곳의 시가총액 합산(보통주 기준)은 지난달 말 282조1330억원에서 전날 298조7930억원으로 16조6600억원 불어났다.
특히 호텔신라(17.6%), 삼성카드(10.4%), 삼성증권(8,8%), 크레듀(8.3%), 삼성화재·삼성전기(6.4%), 삼성전자(5.5%) 등의 주가가 크게 올랐다.
대부분 시장 기대치에 못 미치는 실적을 내놨음에도 주가가 올랐다.
이는 앞으로 배당이 확대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작용했기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