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는 이주열이 최경환 되받아쳐
기준금리를 놓고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와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연일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최경환 부총리가 기준금리 인하를 우회적으로 요청하는 발언을 내놓자 이주열 총재는 “최 부총리가 기준금리는 금융통화위원회 권한이라는 생각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으리라 생각한다”고 되받았다.
이주열 총재는 18일 한은 본관에서 열린 시중 은행장들과의 금융협의회에서 “앞서 최경환 부총리가 기준금리는 금통위 결정 사항이기 때문에 언급하지 않겠다고 말하지 않았느냐”며 “지금도 그런 생각을 그대로 갖고 있으리라 본다”고 말했다.
전날 최경환 부총리는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 출석해 경기 회복세를 공고히 하기 위한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 필요성을 우회적으로 전달했다.
이 자리에서 최 부총리는 “금리는 금통위가 결정할 사안이므로 공개적으로 말하기에는 부적절하지만 제 생각은 이미 시장에 전달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 부총리 내정 이후 시장에서는 새 경제팀이 정부 지출 확대, 부동산 규제 완화를 통한 정책 지원과 금리 인하라는 통화정책까지 맞물리는 경기부양책을 내놓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팽배하다.
시장 금리는 이미 기준금리 인하를 기정사실화한 상태에서 움직이고 있다. 국고채 10년물 금리는 2.958%를 기록해 14개월 만에 3% 아래로 떨어지기도 했다.
기준금리 인하를 요구하는 압력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이주열 총재는 지난 16일 열린 한경밀레니엄 포럼에서 금리 인하에 따른 가계부채 부실과 소비여력 축소 가능성을 언급했다.
기준금리 인하에 따른 긍정적·부정적 영향을 모두 고려한 원론적 발언으로 볼 수도 있지만, 이 총재가 기준금리 결정에 주도권을 잃지 않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다는 풀이도 나온다.
이날 금융협에서 이 총재는 “7월 수정 경제전망에서 발표한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4월 전망과) 큰 차이가 없지만 세월호 참사 이후 2분기의 소비 부진 영향을 반영했다”고 말했다.
그는 “하반기 전망치 또한 크게 달라지지 않았는데, 소비가 좋지 않아 수출 기여도가 높아졌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