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체부 조현재 제1차관 사표 미스테리
지난 15일 청와대에 의해 수리된 조현재 전 문화체육관광부 제1차관의 사표제출과 한국체육대 총장 후보등록을 놓고 뒷말이 무성하다. 박근혜 대통령이 17일, 내달 프란치스코 교황 방한을 앞둔 상황에서 유진룡 장관을 면직시켰다. 이에 따라 체육과 관광을 맡아온 김종 2차관이 장관 및 문화, 종교, 예술 등 제1차관 업무까지 겸임하게 됐다.
사태 전말은 이렇다. 조 전 차관은 정성근 장관 후보자의 국회 청문회가 진행되던 10일 오후 5시 서울 송파구 한국체육대학교에 총장후보 등록을 했다. 조 차관은 이어 11일 청와대에 사표를 제출했다. 조 차관이 한체대 총장 입후보와 사표 제출 사이에서 청와대와 조율이 있었는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사표제출 4일 뒤인 15일 조 차관 사표는 청와대에 의해 수리됐다. 이때까지만 해도 청와대는 정성근 장관 후보자에 대해 임명 강행입장이었다. 그런데 그날 밤부터 야당에서 정 후보자의 새로운 문제점을 폭로할 준비를 하고, 이를 감지한 청와대는 임명 철회쪽으로 가닥을 잡아갔다. 이어 16일 오전 정 장관후보자는 자진 사퇴 형식으로 물러났다.
그리고 16일 낮 박근혜 대통령은 유진룡 장관에 대해 면직조치를 했다. 장관과 1, 2차관 등이 이끌던 문체부는 이제 비관료 출신의 2차관 혼자서 차기 장관이 청문회를 거쳐 취임할 때까지 이끌어가게 된 것이다.
그러면 조 차관은 자의로 차관직을 사퇴한 것일까? 아니면 청와대에 떠밀려 마지못해 한체대 총장 후보로 등록한 것일까? 현재 총장 후보로는 이명박 전 대통령 시절 민주평통 사무처장을 지내는 등 MB의 실세로 통하던 김대식 동서대 교수와 한체대 교수 등 3명이 등록한 상태다. 총장 선출은 오는 27일 총장추천위원회(47명)가 서류 및 면접을 통해 뽑는다. 만일 조 전 차관이 자의로 차관직을 사퇴하고 총장후보로 나섰다면 사퇴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하지만 외부와의 교감이 있었다면 딱히 그렇게 하겠냐는 주장도 만만치 않다. 세월호 사고 수습 헬기가 추락해 5명의 소방관이 순직한 17일, 문체부와 한체대에서 벌어진 일이 대한민국을 더 어수선하게 만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