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업계 ‘파업’ 꼬리무나

자동차업계에 통상임금 확대와 정년연장 등 핵심 쟁점 사항을 놓고 노사간 갈등이 고조되면서 파업이 잇따를 조짐이다.

9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 GM 노조는 8∼9일 이틀간 파업 찬반투표를 벌여 재적조합원의 69.3%의 찬성률로 파업을 결정했다.

한국 GM 노조는 올해 임금 및 단체협상에서 사측에 신차 프로젝트를 포함한 미래발전방안을 수립할 것과 정기상여금 및 휴가비 등 각종 수당을 통상임금에 포함해 달라고 요구했으나 사측과 입장차를 좁히지 못했다.

노조는 “앞으로 사측과 추가 교섭을 계속 해나가되, 협상이 끝내 결렬되면 파업에 돌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사측은 “노조와 더불어 공정하고 합리적인 결과를 얻어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한국GM 노사는 지난 4월 23일 상견례를 시작으로 지금까지 14차례에 걸쳐 협상을 진행했다.

세르지오 호샤 한국GM 사장이 지난 7일 전직원에게 이메일을 보내 “파업으로 인해 생산손실이 또다시 발생한다면 그 결과는 우리가 상상하는 것 이상일 것”이라며 파업 만류를 호소했지만, 효과가 없었다.

이에 앞서 르노삼성차 노조도 지난주 임금 및 단체협상 결렬에 따라 재적조합원 90.7%의 찬성률로 파업을 결정했다.

협상 결과가 타 사업장의 잣대가 되는 현대차 노사도 지난주까지 매주 화요일과 목요일 두 차례 임협을 진행했지만, 주요 쟁점 사항에 대해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현대차 노조는 통상임금 범위 확대, 임금 기본급 대비 8.16% 인상, 조건 없는 정년 60세 보장 등을 요구하고 있다.

현대차 노조는 특히 정기상여금과 복리후생비, 휴가비 등을 통상임금에 포함할 것을 요구하며 “파업도 마다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현대차 노조뿐만 아니라 기아차노조와 현대기아차그룹 계열사 노조도 통상임금 이슈에 대해 연대 움직임을 보이면서 16일에는 그룹 계열사 노조가 모두 참여하는 본사 상경투쟁도 계획하고 있다.

사측은 그러나 “통상임금 확대 여부는 법적 소송이 진행 중인 만큼 소송의 결과를 따라야 한다”는 입장이어서 노사간 갈등이 장기화될 전망이다.

기업들은 장기침체와 원화강세로 가뜩이나 경영환경이 어려워진 상황에서 생산성 향상과 노동시장 유연성 없이 노조의 통상임금 확대 요구를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는 통상임금 범위가 확대되면 기업들은 해마다 연간 8조8천억원의 추가부담이 발생할 것이라고 추산한 바 있다.

기업들은 특히 올해 2분기 실적이 원화 강세 등의 영향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악화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노조가 실제 파업에 돌입할 경우 생산에 큰 차질이 빚어질까 우려하고 있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올해는 현대차의 통상임금 협상 결과를 전 산업계가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어 노조로서도 섣불리 물러서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올해 우리나라 자동차 업체들은 저마다 힘겨운 노사갈등을 장기간 겪게 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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