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투자 대만 인도로 몰린다

[아시아엔 국윤진 기자]외국인 투자자들이 대만과 인도 주식 시장으로 몰려들고 있다.

지난달 아시아 주식시장에서 외국인의 순매수 규모는 전월과 비교해 10억9600만달러(한화 약 1조1천억원) 늘었지만, 이 자금의 약 80%는 대만과 인도 증시로 들어갔다.

3일 국제금융센터와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외국인이 주요 아시아 증시 7곳에서 주식을 순매수한 규모는 모두 64억8500만달러(6조5천400억원)로 집계됐다.

집계 대상은 한국, 대만, 인도, 태국, 필리핀,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 아시아 신흥국 주식시장이다.

지난달 외국인 순매수 규모는 지난 5월(53억8900만달러)보다 10억9600만달러 늘어났다.

지난 4월 88억200만달러였던 외국인 순매수 규모는 5월에는 크게 줄었지만, 지난달에 다시 크게 늘어난 것이다.

지난달 미국, 유럽 및 일본계 투자자금은 대만과 인도 증시로 각각 27억2400만달러, 23억6400만달러 유입됐다. 지난달 전체 외국인의 순매수 가운데 78.5%가 대만과 인도 주식시장에 투입된 것이다.

반면 외국인의 매수 ‘훈풍’은 한국 증시를 비껴갔다.

국내 유가증권시장에서 지난달 외국인의 순매수 규모는 10억7500만달러(1조840억원)로 전월보다 7억8천800만달러 줄었다. 이로써 외국인의 한국 주식 순매수 규모는 지난 4월부터 지난달까지 2개월 연속 감소했다.

외국인이 한국 증시에 상대적으로 인색한 이유는 기업 실적에 대한 불안감 때문으로 풀이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최근 유가증권시장 상장사의 2분기 영업이익 추정치 합계는 약 28조4천억원이다. 1분기 말 당시 추정치보다 9.9%, 지난 5월 말보다 4.5% 낮아졌다.

원화 강세로 국내 대형 수출기업의 수익성 우려가 커졌다는 점과 세월호 참사에 따른 소비심리 위축도 외국인의 투자심리에 악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따라 메릴린치는 올해 코스피 목표치를 2250에서 2150으로, 씨티그룹은 2400에서 2300으로 낮췄다.

반면 대만은 기업 실적에 대한 기대감이 외국인의 자금을 끌어당기고 있다.
미국 경기회복과 애플의 신제품 출시 수혜에 대한 기대감에다 기업 실적 개선 기대감도 겹쳐 해외기관 다수가 대만을 ‘비중확대’ 국가로 꼽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 같은 기대감으로 대만 증시는 연일 강세를 보이고 있다. 전날 가권지수는 9484.96으로 마감돼 직전 거래일에 이어 6년 7개월 만의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인도의 경우 새로운 정부의 경기부양책에 대한 기대감과 더불어 최근 발표된 경제지표의 호전, 글로벌 제조업경기의 확장국면 진입에 따른 위험자산에 대한 선호도 증가 등으로 외국인 자금이 유입된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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