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행혐의 1심 무죄 안희정 지인들은 이렇게 봤다 “생각 너무 많아”
[아시아엔=편집국] 비서 성폭행 혐의로 기소된 안희정 전 충남지사가 1심 무죄 판결을 받았다.?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 11부(부장판사 조병구)는 14일 오전 303호 법정에서 안 지사에 대한 업무상 위력에 의한 간음 등 혐의 선고공판을 열고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차기 대권 주자로 거명되는 유력 정치인이고 도지사로서 별정직 공무원의 임명권을 가지고 있어 위력으로 보는게 타당하다”면서도 “다만 증거 조사 결과에 따를 때 피고인이 도청 내에서 피해자에게 위력을 일반적으로 항시 행사하고 남용하는 등 이른바 위력의 존재감 자체로 피해자의 자유 의사를 억압했다고 볼만한 증거는 부족하다”고 봤다.
재판부는 또 “간음, 추행 상황에서도 피고인이 위력을 행사했다거나 피해자가 제압당했다고 볼 상황은 드러나지 않는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자유의사를 제압해 간음 및 추행했다고 볼 증거가 부족한 사건에서 피해자가 명시적 동의를 표현한 적 없고 나름의 방식으로 거절했다 하더라도 현재 우리 성폭력 범죄 처벌 체계에서는 성폭력 범죄로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사회에서 말하는 성폭력 행위와 법에서의 성폭력 범죄가 일치하지 않아 괴리가 다수 나타나고는 있지만 국민적 합의에 의해 구성된 입법 행위를 통해 정비가 이뤄지지 않는 이상 사법적 판단은 현행법을 엄격히 해석해 결론내려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번 선고는 3월5일 전 충남도청 정무팀 정무비서 김지은(33)씨가 안 전 지사를 상대로 ‘미투'(Me too)를 한 이후 약 5개월 만에 이뤄지는 첫 법적 결론이다.
안 전 지사는 지난해 7월~올해 2월 해외 출장 등을 수행한 김씨를 러시아·스위스·서울에서 네 차례 성폭행한 혐의를 받는다. 또 지난해 7~8월 다섯 차례에 걸쳐 기습적으로 강제추행하고, 지난해 11월에는 관용차 안에서 도지사로서의 지위를 내세워 강압적으로 김씨를 추행한 혐의 등도 있다.
한편 <아시아엔>은 이번 판결과 연관지어볼 수 있는 과거 안 지사 관련 기사를 검색했다.?다음 기사가 돋보인다. 2014년 지방선거 직전 한겨레신문 보도다.
안희정 충남도지사는 “귀로 배우는 사람”이라고 한다. 경청, 소통, 겸손함이 주로 그를 설명하는 단어들이다. 그와 가까운 박수현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논산의 가난한 철공소집 아들로 태어나 자라면서 몸에 밴 겸손”이라고 말했다.
대학 1년 후배로 25년 넘게 안 지사 곁에서 함께 했던 김정섭 전 충남역사문화연구원 경영기획 실장은 “안 지사는 일도 일이지만 사람들이 떠나지 않도록 하는 걸 더 중요시했다”고 말했다. 그의 사람 챙기는 버릇은 2003년 대선자금 수수 혐의로 감옥에 갔을 때도 여전했다고 한다. 김 전 실장은 “‘잡범’들과도 잘 사귀었다”고 말했다.
사람관계에서 손해보는 것을 마다 않는 그의 ‘품성’은 실패하더라도 도전하는 정치적 결단과도 맥이 닿았다. 박수현 의원의 말이다. “2010년 충남도지사 출마를 결심할 때 지지율이 8% 정도였다. 나에게 도와달라고 말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맨몸이지만 바위에 부딪혀보자. 실금이라도 가지 않겠나. 떨어지더라도 4년 더 노력해보면 그 다음엔 실금이 더 벌어지지 않겠나. 또 4년을 해보자. 그러면 바위 같은 지역주의가 깨지지 않겠나.’ 아직도 그 기억이 생생하다.”
안 지사의 신중함과 세심함은 때로 “생각이 너무 많은 사람”으로 비치게도 한다. 7년 동안 그를 수행해온 신형철 전 비서관은 “어떤 때는 그냥 단순하게 바라볼 사안이 있는데도 너무 고심한다”고 말했다. 그러다 보니 결정이 늦어지는 경우도 있다. 말이 사변적이고 현학적이라는 얘기도 있다.
박완주 새정치연합 의원은 “책을 너무 많이 읽어서 그런지 중학생도 알아듣게 하라고 아무리 말을 해도 잘 안 고쳐진다. 그런데 유권자들한테는 그런 점도 진지하게 고민하는 정치인이라는 점으로 다가가기도 한다”고 말했다.
안희정 약력
1965년 충남 논산 출생
1983년 고려대 철학과 입학
1989년 김덕룡 의원 비서
1993년 지방자치실무연구소 사무국장
2002년 노무현 대선후보 캠프 정무팀장
2007년 참여정부평가포럼 상임집행위원회 위원장
2009년 민주당 최고위원
2010년 민선 5기 충남도지사
2014년 민선 6기 충남도지사 재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