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코리안 데스크’ 10곳 추가 설치, 한국인 안전망 강화되나
필리핀에 한국인 대상 범죄 전담수사반 ‘코리안 데스크’ 10곳이 추가로 설치된다. 경찰청 초청으로 방한한 레나토 굼반(54) 필리핀 경찰청 납치전담수사국장은 “세부?보라카이?팡가시난?메트로 마닐라 시티 등에 코리안 데스크 10곳을 설치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굼반 국장은 “필리핀 경찰청도 사안의 심각성을 인지해 한국 대사관 관계자들과 코리안 데스크 추가 설치 대책을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추가된 코리안 데스크에는 한국어를 구사하는 필리핀 경찰을 배치할 예정”이며 한국정부도 파견경찰관을 증원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강석 경찰청 외사국 국제협력계장은 이에 대해 “경찰 주재관 증원은 외교부와 안전행정부 등 관계당국과 협의하겠다. 기획재정부도 차량유지비?수사비 등 코리안 데스크 관련예산 편성을 긍정적으로 검토 중이다”라고 언급했다.
필리핀에는 지난해 말 기준 한국 교민 10만명이 살고 있으며, 매년 한국인 관광객 100만 이상이 방문하고 있다. 필리핀에서 일어나는 한국인 관련 범죄는 미국과 일본에 이어 세 번째로 많지만 현재 필리핀 경찰청 내에만 코리안 데스크가 설치돼 있고, 현지 경찰 4명과 한국에서 파견 온 경찰 1명만이 근무 중이다.
지난해 필리핀에선 한국 교민 12명이 피살됐으며, 올해도 5명이 범죄에 연루돼 목숨을 잃었다. 최근 4월엔 필리핀 마닐라 시내에서 납치된 한국인 여대생이 36일만에 숨진 채 발견됐고, 지난달 12일 마닐라 인근에선 한국인간 금전문제로 한 남성이 청부살해 당하기도 했다.
굼반 국장은 “필리핀에서 납치 등 범죄를 피하려면 공인된 회사택시를 타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굼반 국장과 함께 방한한 헬렌 델라 크루스 필리핀 경찰청 코리안 데스크장도 “공항에 안전한 택시 정보 등을 제공하는 핸드북을 배치했으며, 택시를 탄 후 핸드북에 적힌 번호로 전화해 승차한 택시 차량번호 등을 알려주면 범죄를 당하더라도 빨리 대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조치가 필리핀 내 한국인 연루 강력범죄를 예방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