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이 필요한 체제”···北 역할모델은 태국?

<한겨레21> 송년호 특집서 보도…北 ‘중국식 모델’엔 관심 없어

<자료사진=신화사>

북한식 사회주의의 핵심은 “사회주의 완성을 위해 당대 수령의 대를 잇는 후대 수령이 필요하다”는 이른 바 ‘수령론’이며, 이는 자본주의 또는 사회주의 등 정치경제체제와 무관하게 여러 국가들이 ‘왕’을 모시는 ‘입헌군주제’를 유지하고 있는 현실과 밀접하다는 지적이다.

‘수령론’으로 특징 지워진 북한의 최고 권력자들은 이런 맥락에서 그동안 ‘사회주의 체제의 특성이 강하면서 입헌군주제를 채택하고 있는 스웨덴’이나 ‘왕이 상당부분 국가통치에 나서고 있는 태국’에 지대한 관심을 가져온 것으로 확인돼 눈길을 끌고 있다.

한국의 시사주간지 <한겨레21>은 2000년 10월 당시 평양에서 고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접견한 올브라이트 당시 국무장관의 자서전 <마담 세크러터리>를 인용, “김정일 위원장이 자유시장과 사회주의를 혼합한 ‘중국식 모델’에 관심이 없다고 말했다”면서 이 같이 밝혔다.

보도에 따르면, 올브라이트 전 장관은 김 전 위원장이 ‘스웨덴이 사회주의적이기 때문에 끌린다’는 취지로 말했으며, 다른 모델을 묻자 전통적 왕실을 유지하면서도 독립을 보존하고 시장경제를 유지하고 있는 ‘태국식 모델’에 높은 관심을 보였다고 자서전에 썼다.

구랍 31일자로 발간된 <한겨레21> 통권 제892호 표지이야기 특집 기사의 제목도 <북한의 오래된 미래, 태국>이다.

<한겨레21>은 “중국은 최고 리더십의 승계 문제가 제도화된 나라로 ‘세습’이 끼어들 틈이 없고, 스웨덴은 상징권력일 뿐이므로 남는 것은 ‘통치하는 국왕’이 있는 타이 뿐”이라며 김 전 위원장의 속내를 짐작했다.

보도에 따르면, 타이는 헌법에서 국왕의 절대적인 권한을 보장하고 있으며, 김 전 위원장도 생전에 북한 헌법 전문에 김일성 전 주석을 “영원한 주석”이자 “사회주의 조선의 시조”라고 못 박았다.

<자료사진=신화사>

기사를 공동 집필한 <한겨레21> 이제훈 편집장은 “21세기 대명천지에 ‘왕조국가’라고? 어처구니 없어 할 일만은 아니다”라고 전제, “북한은 김일성 주석이 1960년대 중반 수령제를 완성한 이래 2인자를 두지 않았을 뿐 아니라 집단지도체제 경험도 없다”면서 “(북 체제는)중단기적으로 상징적 최고지도자(김정은)와 지배 엘리트 연합이 유일한 대안”이라고 전망했다.

김 위원장 사망으로 북한체제의 연착륙 여부와 관련, 이 편집장은 “(사망 발표문대로라면) 권력엔 문제가 없다”고 전제, “가정 어려운 건 민심인데, 민심을 얻으려면 ‘행동’과 ‘성과’로 보여줘야 한다”면서 “북미관계가 개선되면 문제를 풀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김정은이 북한 체제를 중국식으로 발전시키지 않으리라는 전망은 최근 북한 전문가들 사이에서 자주 제기되고 있다.

러시아인으로서 김일성종합대를 졸업한 북한 전문가 안드레이 란코프(Andrei Nikolaevich) 국민대 교수는 AsiaN에 기고한 칼럼에서 “중국식 개혁이 위험하다는 것은 잘 알려진 바이며, 김정은이 그의 자리를 오래도록 지켜내길 원한다면, 할 수 있는 한 선친의 정책 패키지를 고집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란코프 교수는 또 “아버지 김정일과 달리 김정은은 스위스에서 학교를 다니며 10대 시절을 외국에서 보냈다”면서 “이런 점은 그가 개혁 노선을 택할 것이라는 예측을 가능하게 해준다”고 덧붙였다.

이상현 기자 coup4u@theasian.as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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