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화
[오늘의 시] ‘내가 좋아하는 것들’ 박노해
나는 사람들을 좋아한다 그래서 혼자 있기를 좋아한다 나는 말하기를 좋아한다 그래서 깊은 침묵을 좋아한다 나는 빛나는 승리를 좋아한다 그래서 의미 있는 실패를 좋아한다 나는 새로운 유행을 좋아한다 그래서 고전과 빈티지를 좋아한다 나는 도시의 세련미를 좋아한다 그래서 광야와 사막을 좋아한다 나는 소소한 일상을 좋아한다 그래서 거대한 악과 싸워간다 나는 밝은 햇살을…
더 읽기 » -
사회
[오늘의 시] ‘그 사람’ 김영관
그리운 사람이 있습니다 곁에 두고 싶은 사람이 있습니다 손잡고 걷고 싶은 사람이 있습니다 웃는 모습 화난 모습 슬퍼하는 모습 모든 모습 하나하나 한없이 사랑스럽던 사람이 있습니다 생각해보면 그 사람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지금이 더 보고싶고 같이 있구 싶은 그 사람이 지금 내 마음속에 있습니다 마음으로만 그리워하고 있습니다 마음으로만
더 읽기 » -
문화
[오늘의 시] ‘그래도 이렇게’ 박노해
붉게 물든 낙엽을 밟으며 내일이면 흰 서리를 밟을 것을 생각하지만 그 뒤에 눈길이 올 것을 생각하기도 하지만 그래도 이렇게 미소 지으며 걷는 것은 지금 나에게는 대지를 걷는 두 발이 있고 불볕의 길과 비바람 속을 걸어온 날들이 있고 서리건 얼음이건 함께 걸어갈 그대가 있기 때문
더 읽기 » -
문화
[오늘의 시] ’11월 마음의 기척’ 박노해
흙 마당 잡초를 뽑듯 말을 솎는다 가을 마당 낙엽을 쓸듯 상념을 쓴다 마당가 꽃을 가꾸듯 고독을 가꾼다 흰 서리 아침 마당에 시린 국화 향기 첫눈이 오려나 그대가 오려나 11월 마음의 기척
더 읽기 » -
문화
‘육이오 동갑나기’ 정호승이 이동순에게 “평화가 형과 함께”
[아시아엔=이동순 시인, 영남대 명예교수] 시인 정호승(1950~ )은 경남 하동 출생으로 대구에서 성장했다. 원래 가문의 터전이나 근거지는 대구이지만 부친의 직장을 따라 다니다가 경남 하동에서 다만 출생했을 뿐이다. 대구 계성중, 대륜고, 경희대를 다녔다. 1973년 대한일보신춘에 시가 당선되어 등단했다. 1972년엔 한국일보 동시도 당선된 바 있어 시와 동시 두 분야에 관심이 깊다. 같은 1973년…
더 읽기 » -
문화
[오늘의 시] ‘최무룡’ 구광렬 “마지막 영화의 마지막 장면처럼”
어머닌, 사진만 보고 결혼하셨다 시집이라고 와보니 솥엔 구멍이 나 있고 양은 주걱은 닳아 자루까지 닿았으며 숟가락은 없고, 나뭇가지를 분질러 만든 짝 모를 젓가락들만 내동댕이쳐져 있었다 장사 밑천을 꿔보려 친정을 찾았다 출가외인이라는 말 한 마디에 돌아오는 그림자에 숭숭 바람이 빠졌으나 그즈음 아버진, 쌈짓돈까지 투전판에서 날리고 있었다 똥장군도 지시고 식모살이도 하시고 팔도를…
더 읽기 » -
문화
[오늘의 시] ‘붕어빵 할아버지’ 홍사성
붕어빵 굽던 할아버지 리어카에 광고를 써붙였다 농기구 사고로 입원 중입니다 곧 정리하도록 하겠습니다 할머니는 얼마나 근심할까 다시 나올 수는 있을까 내일부터는 추워진다는데 이저런 근심 깊은 늦가을 저녁
더 읽기 » -
동아시아
[오늘의 시] ‘청눌淸訥-법조인·교육자 정성진’ 장재선
맑게 더듬거리는 시냇물을 아꼈고 그 물을 보듬어 안는 바다를 좋아했다 멀리서도 보이는 산을 우러르며 낮은 길에서 오래 머물렀다 법 마을에서는 한 쪽으로 기울지 않고 사람 사이 수평을 찾고자 했으며 학교 동네에서는 뒤에 오는 이들 손에 쥐어 줄 따스한 뭔가가 있었으면 했다 길에서 물러나 스스로를 지킬 때 아무 것도 원하지 않고…
더 읽기 » -
문화
피아니스트 정현식의 ‘재즈 트리오 콘서트’···13일 신사동 ‘스페이스바움’
[아시아엔=이상기 기자] 누구나 음악에 접하기 좋은 환경 속에서 힙합, 트로트, 국악, 락까지 다양한 장르가 사랑받고 있다. 그런데 아직까지 대중적인 사랑을 받지 못하는 장르가 있다. 재즈다. 너무도 멋진 장르인데 사람들은 재즈를 가까이 하지 않는 걸까? ‘코드 안에서 자유로운 영혼이 날아다니는’ 재즈는 연주하는 사람에 따라 천차만별의 연주를 보여준다. 그래서 연주자 실력에 따라…
더 읽기 » -
문화
[오늘의 시] ‘혜화역 4번 출구’
도시 속 시린 겨울 턱 쳐들고 돌아친다. 똥 마려운 수캐마냥 이리 기웃, 저리 기웃. 세 치 혀 에둘러 잡아 빼가며 산 번지도 오른다.
더 읽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