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선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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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고선윤의 일본이야기] 든든한 ‘내편’
우리집 사람들 옆집 현관문이 살짝 열려 있었나 보다. 구두소리를 듣고 강아지가 튀어나와 캉캉 짖으면서 달려들었다. 깜짝 놀란 나는 “엄마야~”라고 호들갑을 떨었고, 그 소리를 들은 우리 할머니, 맨발에 주걱을 들고 강아지 뒤를 쫓았다. 강아지 주인 역시 뒤를 쫓으면서 “안 물어요”라고 외친다. 출근시간, 아파트의 긴 복도에서는 이렇게 재미난 한 컷이 그려졌다. 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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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고선윤의 일본이야기] 정로환과 러일전쟁
할머니 기일이라 여럿 모였다. 슬하에 6남매를 두셨고 그 손자가 열넷이나 된다. 그 중 맏딸의 맏이인 내가 당연 대장이다. 어릴 적엔 휘하에 거느렸는데 이제는 덩치가 산만한 놈도 있고 나보다 더 큰 자식을 둔 이도 있다. 어쩌다 이런 이야기를 하게 되었는지 모르겠다. 무좀을 완치할 수 있는 비법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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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고선윤의 일본이야기] 2012년 런던올림픽②
(3)성화 봉송 “캬아~! 베컴이다. 마지막 주자인가 봐. 짱 멋지다!” 데이비드 베컴이 성화를 꽂은 보트를 몰고 템즈강을 가로지르는 장면에 엄마와 딸은 자지러진다. 왠 호들갑이냐고 아빠와 아들은 타박하지만 아랑곳하지 않는다. 올림픽 성화 마지막 주자는 베일에 가려져 있었기 때문에 여러 유명인사의 이름을 떠올리는데, 바로 베컴이 등장한 것이다. 그런데 예상한 바와는 달리, 2012년 런던올림픽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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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고선윤의 일본이야기] 글로벌 ‘스파이더맨’
집 앞 버스정류장에?<어메이징 스파이더맨>의?커다란 영화 광고판이 있다. 건물벽을 타고 오르는 스파이더맨의 모습은 어두운 밤에도 불빛으로 환하다. 버스를 기다리면서 “쫄쫄이 천이 많이 좋아졌는데? 10년 전보다”라는 아들의 말에 크게 웃었다. 벌써 10년이나 되었다. 내가 이 아이를 데리고 <스파이더맨>을 보러 간 날이. 당시 휴가차 일본에 가 있었던 나는 세 딸을 둔 고교 동창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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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고선윤의 일본이야기] 명탐정 코난
선물 멋진 선물을 받았다. 상자를 여는 순간 ‘와~!’라는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옆에서 보고 있던 아들과 딸, 신랑까지 입을 다물지 못한다. <명탐정 코난>이 가득 들어있다. 눈앞에 ‘73’이라는 숫자가 보이는 것을 보니 70권이 넘는 모양이다. 작년 여름 초등학생용 과학서적을 6권 번역했다. 그 책이 해를 넘기고 <Why and How 과학이야기>라는 이름으로 이제야 출판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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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고선윤의 일본이야기] 일본의 왕, 천황①
천황 주최의 원유회 천황이 주최하는 원유회(園遊會)가 지난 4월19일 일본왕실의 정원인 아카사카 어원(御苑)에 서 열렸다. 봄, 가을 2번 열리는데 봄의 원유회는 벚꽃을 본다고 ‘관앵회(觀櫻會)’, 가을의 원유회는 ‘관국회(觀菊會)’라고 한다. 1880년 메이지 시대에 황족, 관료, 외국대사들을 초빙해서 개최한 것이 그 시작이다. 2000여 명 각계의 다양한 사람들이 초대를 받고, 천황과 직접 이야기를 나눌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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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고선윤의 일본이야기] 잉어등용문
등용문 큰놈이 고3이다. 거실 벽에는 시어른께서 손수 걸어주신 십자가가 있고, 베개 속에는 친정어머니가 어느 큰스님으로부터 받았다는 부적이 들어있다. 책장 위에는 파란색 바탕에 눈 하나 그려놓은 ‘나자르 본주우(악마의 눈)’를 올려놓았다. 질투의 시선을 반사한다는 터키의 장식품이다. 일본의 작은 사찰에서 사온 ‘학업어수(學業御守)’라고 적힌 ‘오마모리(お守り, 호부)’는 가방에 달았다. 화사함과 풍성함으로 부귀영화를 상징하는 빨간 모란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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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선윤의 일본이야기] ‘착하다’와 야사시이’
스포츠센터 로비에 자가용 한 대가 전시되어 있다. 세일 한단다. 숫자를 확인했더니 ‘억’이다. 다시 동그라미를 세어보니 일·십·백·천…, 역시 천이 아니라 억이다. 좋아 보이기는 하지만 비싸기도 비싸다. 내 차는 여기서 동그라미가 하나 빠지니, 10분의 1 가격이다. 그렇다고 내 차가 10분의 1 크기인 것도 아니고, 10분의 1 속도로 달리는 것도 아니다. 크기야 조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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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고선윤의 일본이야기] 우류좌사(右流左死)를 아십니까?
‘관포지교(管鮑之交)’라 하면 관중과 포숙, ‘와신상담(臥薪嘗膽)’이라면 오나라의 왕 부처, ‘도원결의(桃園結義)’는 유비·관우·장비와 관련된 이른바 중국고사에서 비롯된 사자성어임을 우리는 알고 있다. 일본에서도 ‘읽는 법’만 다를 뿐, 그 의미와 유래에 대한 이해는 우리와 같다. 일본에서 학교를 다닐 때, ‘고쿠고(國語) 시간’ 열심히 외우고 시험을 치른 기억이 난다. 여기서 국어라 하지 않고 굳이 ‘고쿠고’라고 한 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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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선윤의 일본이야기] 봄이 오기가 이리도 힘든가
봄이 오기가 이리도 힘든가. 4월 하늘에 계절을 거부하는 눈이 내렸다. 이것도 ‘지구온난화’가 원인이란다. 북극의 기온이 올라가면서 제트기류가 약해져 차가운 공기가 밑으로 내려왔기 때문이라는 게 전문가의 말이다. 제트기류란 지상 약 10km(대류권 상부 또는 성층권의 하부)에서 수평으로 부는 강한 편서풍으로 찬 공기를 극지에 가둬놓는 역할을 하는데, 이것이 제 역할을 못하고 있단다. 우리나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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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시아
[고선윤의 일본이야기] 우리 동네 애완견
애완견 나는 30년이 넘은 오래된 아파트에 살고 있다. 건물만 오래된 것이 아니라 사람들도 오래되었다. 근방에 ‘팰리스’라는 이름도 웅장한 주상복합 고층건물이 들어서자 새 것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옮겨갔고, 이곳 사람들은 옛모습 그대로 살고 있다. 그러니 숟가락 수까지 아는 서울에서는 보기 드문 이웃들이다. 아랫집 따님 시집보낸다고 함이 들어오는 날에는 아파트 단지 전체가 떠들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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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고선윤의 일본이야기] 손을 뻗으면 닿을 수 있는 사람들
만남에는?여러 가지가 있다. 생각지도 못한 가벼운 만남이 큰 의미로 다가올 수도 있고, 천년만년 함께할 것 같은 요란한 만남이 소홀해지는 경우도 있다. 오늘 내가 만난 이 사람은 훗날 어떻게 기억될지…. 나직한 향을 자랑하는 난 하나 2009년을 마감하는 추운 겨울날, 나는 졸업하고 20년 만에 처음으로 사학과 동문회에 나갔다. 매년 초대장을 받았지만 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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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고선윤의 일본이야기] 여자아이의 명절 ‘히나마쓰리’
히나마쓰리 3월3일은 여자아이의 명절 ‘히나마쓰리(ひな祭り)’다. 헤이안시대 딸아이의 무병장수를 기원하는 것에서 비롯된 것이니 천년의 역사를 간직하고 있다. ‘히나’는 원래 옷을 입힌 인형이라는 뜻이다. 당시 나무로 만든 인형을 강물에 흘려보내면서 병이나 재앙까지도 함께 보내는 액막이 행사의 하나였는데, 지금도 ‘히나나가시(ひな流し)’라면서 이런 풍습이 남아있는 지역이 몇 군데 있다. 이것이 오늘날과 같이 빨간 천을 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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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시아
[고선윤의 일본이야기] 딸아이의 일본나들이
방학이라 딸아이를 일본 할머니댁에 보냈다. 할머니가 얼마나 예뻐하는 손녀딸인가. 아직도 손바닥만한 스웨터를 만들어서 보내는데, 요 1년 사이 얼마나 컸는지 보여드리고 싶었다. 고등학생이 되면 좀처럼 시간을 내지 못할 것이라 특별 보너스를 마련한 셈이다. 고등학교 3년 찍소리 말고 공부만 하라는 무언의 압박도 겸해서 이런 결정을 내렸다. 혼자보다는 친구가 함께 하면 좋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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